현대 컴퓨터의 조상, IBM의 전신 CTR 창립 [김정한의 역사&오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0

CTR 로고 (출처: IBM,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11년 6월 16일, 인류의 디지털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세계 정보기술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테크 거인 'IBM'의 전신 CTR(Computing-Tabulating-Recording Company)이 설립된 것이다.

이날 미국의 뉴욕주에서 인터내셔널 타임 레코딩 컴퍼니, 컴퓨팅 스케일 컴퍼니, 그리고 번뜩이는 천공카드 기술을 가진 태뷸레이팅 머신 컴퍼니가 전격 합병했다. CTR은 이 세 기업이 융합해 탄생한 거대 연합체였다.

당시 CTR이 내놓은 핵심 발명품은 허먼 홀러리스가 개발한 천공카드 통계기였다. 종이카드에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기록하고 기계가 이를 읽어 자동으로 계산하는 이 진기한 시스템은 당대 사람들에게 가히 마법과 같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실제로 수작업으로 진행했을 때 무려 10년이 걸리던 미국 인구 조사 데이터 처리 시간이 이 첨단 기계의 도입 덕분에 단 1년으로 단축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바야흐로 세상 모든 데이터의 위대한 혁명이었다.

창립 초기 CTR은 상업용 저울, 시간 기록계, 천공카드 기계 등 다소 어수선하고 이질적인 제품군을 동시에 생산하는 엉뚱한 구조를 가졌다. 하지만 탁월한 경영자 토머스 왓슨이 영입되면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왓슨은 단순한 사무기기 제조사를 넘어 기업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비즈니스'의 미래 가치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다. 이후 회사는 급격히 성장해 1924년 오늘날의 IBM으로 사명을 바꾸게 된다.

컴퓨터라는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던 115년 전 오늘, 천공카드의 좁은 구멍 사이로 흐르던 아날로그 신호는 현세기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의 거대한 싹이 됐다. CTR의 창립은 인류가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광활한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당당하게 진입하는 거대한 문을 열어젖힌 가장 역사적인 순간으로 평가받는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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