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거장 4인의 전성기, 다시 무대 위로…'늘푸른연극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6:24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국 연극계 거목 4인이 자신의 전성기를 다시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한국연극협회는 ‘제11회 늘푸른연극제’ 개막을 앞두고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연극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원로연극인을 조명하는 ‘늘푸른연극제’가 오는 7월 4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성북구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씨어터202에서 열린다.

한국연극협회는 ‘제11회 늘푸른연극제’ 개막을 앞두고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늘푸른연극제’는 한국 연극 발전에 기여한 원로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고, 그들의 연극정신을 후대와 공유하는 축제다. 단순한 회고전을 넘어, 현역으로서 여전히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거장들의 깊이 있는 무대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배우 공호석, 연출가 윤광진, 극작가 김문홍, 배우 장희진 등 한국 연극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장들이 다채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배우 공호석은 1970년대 데뷔 후 극단 ‘민예’를 창단했다. 연극 ‘고려인 떡쇠’부터 ‘그 여자의 소설’, ‘꽃을 받아줘’ 등과 영화 ‘사의 찬미’, ‘기담’, 드라마 ‘태조 왕건’, ‘야인시대’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었다.

이번 연극제에서 그가 선보이는 작품은 ‘작은할머니_그 여자의 소설’(7월 9일~12일)이다. 공호석은 “가부장제 하에서 아들만 중시되던 시대를 다룬 작품”이라며 “작품이 아주 먼 이야기도 아니고 바로 우리 윗 선배들의 이야기인데, 이 시점에서 작품을 재평가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출가 윤광진은 절제된 무대를 통해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과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선보여 온 연출가다. 탁월한 무대 연출로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다. 그는 ‘황금용’(7월 16일~19일)을 무대에 올린다.

윤광진은 “이 작품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새롭고, 우리가 좀 더 완성시켜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 선택했다”며 “다섯 명의 배우가 17가지 역할을 맡아 성별과 나이, 인종을 바꿔가며 48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극작가이자 연극평론가 김문홍은 반세기 넘게 부산·경남 연극계를 지켜오며 총 35편의 창작극을 무대에 올린 지역 연극의 버팀목이다. ‘부산연극사’ 등 다수의 아카이빙 작업을 선도하고 ‘김문홍희곡상’을 제정해 후진 양성에 헌신한 공로로 부산시문화상과 부산예술대상을 수상했다. 김문홍은 ‘섶자리’(7월 23일~26일)를 선보인다.

김문홍은 “아버지와 어머니, 삼남이녀 자식들이 한 집에 모여 살던 대가족이 개인적인 일들로 인해 파편화되는 이야기를 담았다”며 “희곡이라는 것은 관객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제 작품의 화두”라고 부연했다.

배우 장희진은 무대와 매체를 넘나들며 섬세한 내면 묘사로 두터운 신뢰를 받아왔다. 특히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에서 몰락하는 귀족 ‘라네프스카야’ 역을 맡아 인물의 우아함과 나약함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 다시 ‘벚꽃동산’(7월 30일~8월 2일) 무대에 오른다. 그는 “여배우라면 한 번쯤 맡고 싶어하는 역이 ‘라네프스카야’”라며 “기존 3시간인 작품을 1시간 50분으로 압축했고, 재미있고 보고 난 후 여운이 남는 작품으로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현순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한국 연극의 근간을 이룬 거장들의 삶과 예술적 통찰이 담긴 이번 무대는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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