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월간 카드 소비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면세점과 단체 관광 위주였던 인바운드 시장이 상권과 업종별로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17일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카드 소비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 지출액은 2조 12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 2702억 원)보다 67.1% 증가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회복이 전체 지출액을 이끌었다. 올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중국인 소비는 5월 들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배 이상(214%) 늘었다.
젊은 층 외래객들은 서울 명동과 성수동 일대에서 한국인의 일상을 경험하는 형태의 소비를 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처럼 입는 ‘고프코어’ 패션이 유행하면서 스포츠용품·의류 업종 매출이 전년 대비 84.5% 증가했다. 한국 한정판 의류를 직접 제작하는 매장이 있는 명동 상권은 매출이 162% 늘었고, 성수동 일대도 141.9% 성장했다.
미용 시술 후 약국에서 의약품 등급의 재생크림 등을 구매하는 연계 소비도 나타났다. 외국인 매출이 미미했던 성수동 일대 일부 약국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이 150배 이상 증가하는 수치적 기저효과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인 자산가들은 서울 강남과 제주도 등에서 고가 상품군 매출을 주도했다. 명품 매장이 밀집한 서울 청담동의 시계·귀금속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올랐고, 액세서리는 197.7% 뛰었다. 청담동 시계·귀금속 업종의 외국인 건당 평균 결제 금액은 1215만 원으로, 주 소비층은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제주도 등 지방에서도 체류형 럭셔리 관광 소비가 확인됐다. 5성급 리조트가 밀집한 서귀포시 예래동의 경우 중국인의 평균 결제 단가가 632만 원으로, 외국인 전체 평균(53만 원)의 12배를 웃돌았다.
이미숙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장은 “과거 면세점 중심이던 외국인 소비 패턴이 상권과 업종, 국가별로 세분화되고 있다”며 “지자체와 업계가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는 긍정적”이라며 “쇼핑 인프라 확충에 그치지 말고 상권별 타깃 마케팅과 고부가가치 상품 중심으로 인바운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