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남긴 마지막 이야기…데니스 존슨 유작 소설집 '바다 여인의 선물' 출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후 06:1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데니스 존슨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해 완성한 유작 소설집 ‘바다 여인의 선물’(다산북스)이 국내 출간됐다.

간암 투병 중 병상에서 원고를 마무리한 그는 출판사에 “그 무엇도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라는 짧은 메모를 남겼고, 이 작품은 그의 마지막 문학적 유산이 됐다.

데니스 존슨은 30여 년간 미국 문단을 대표한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두 차례 오르는 등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동시에 받은 작가다. 대표작 ‘예수의 아들’은 지금도 미국의 글쓰기 워크숍에서 필독서로 꼽히며, 중편 ‘기차의 꿈’은 압축적인 서사와 시적인 문체로 현대 미국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필립 로스와 돈 드릴로 등 동시대 거장들로부터도 ‘작가들의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바다 여인의 선물’은 1992년 출간한 첫 소설집 ‘예수의 아들’ 이후 25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집이다. 2017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완성한 다섯 편의 단편을 묶은 작품으로,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마주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특유의 시적이고도 냉철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삶의 내리막길에 선 평범한 사람들이다. 알코올중독 환자와 기억이 희미해진 중년 남성, 환각 속에서 죽음을 마주한 소년, 자신의 마지막을 예감하는 노작가 등은 구원과 절망 사이를 떠돌며 생의 기묘한 순간들을 통과한다. 작가는 이들을 섣불리 위로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삶과 죽음이 맞닿은 풍경을 담담하게 응시한다.

출간 직후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바다 여인의 선물’은 뉴욕타임스 비평가 선정 ‘최고의 책’에 이름을 올렸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도 뽑혔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오른 데 이어 뉴욕타임스, 뉴스데이, NPR 등 미국 주요 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며 거장의 마지막 작품에 찬사를 보냈다.

출판사는 “이 작품은 삶이란 대가 없이 주어진 기이하고도 관대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끝내 발견한 한 거장의 마지막 사유를 담고 있다”며 “허무와 신비, 죽음마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초연함 속에서 생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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