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추천작_뮤지컬]북극성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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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전 05:15

[이데일리 최희재 기자]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조선 소설가 김동인이 만났다. 뮤지컬 ‘초록’(1월 27일~3월 29일 링크아트센터드림)은 ‘질투’로 인해 파멸해가는 한 남자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극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와 김동인의 소설 ‘배따라기’를 모티브로 삼아, 초록빛 눈을 가진 이방인 ‘토마’가 운명에 맞서고 마주하며 끝내 이를 받아들이는 여정을 좇는다.

뮤지컬 ‘초록’ 공연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초록’은 ‘오셀로’를 상징하는 색채인 초록과 ‘배따라기’ 특유의 한국적 정서를 감각적으로 접목해 인간의 복잡한 심리 이면을 들여다보며 비극의 정점을 찍는다.

1900년대 초 황해 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동굴과 바다, 낙화놀이와 상어잡이 등 이색적인 소재를 영리하게 녹였다. 창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뮤지컬 ‘멤피스’·‘마리퀴리’의 김태형이 연출을 맡았으며, ‘로빈’·‘그 해 여름’의 현지은 작가가 힘을 합쳤다.

무대 위 배우들의 앙상블 역시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박규원·손유동·김지철은 저마다의 해석을 담은 ‘초록의 시선’으로 토마의 고뇌를 표현하고, 1인 2역을 맡은 이종석·김찬종·김재한은 극적인 감정 변화를 유려하게 소화한다. 유희 역의 박란주·이한별·전민지의 단단한 내면 연기 또한 작품의 밀도를 더한다. 색채의 상징성과 강렬한 비극성이 조화를 이룬 이 작품은 객석에 묵직한 울림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뮤지컬 ‘초록’ 공연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줄평=“동서양 ‘질투’의 고전을 이렇게 버무려내다니. 김동인의 ‘배따라기’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가 1900년대 초반 황해도 어느 작은 항구마을로 옮겨진다.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바뀌는 장르 전환의 과감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작은 나룻배에 의지한 토마와 유희가 함께 거대한 물고기를 낚아채는 장면은 올해 최고의 소극장 명장면”(최여정 공연칼럼니스트), “질투와 불안 등 인간의 내밀한 감정이 섬세한 음악으로 증폭되는 뮤지컬다운 작품”(장경진 공연칼럼니스트),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정념의 드라마가 파도 소리를 타고 심장을 때린다”(최승연 공연칼럼니스트), “그의 초록빛 눈은 신성이자 비극. 벗어날 수 없음에도 반항하고 선택하는 삶이 실명의 어둠 속에서도 낙화놀이의 흩날리는 음형으로 빛난다”(현수정 중앙대 연극학과 교수), “나는 진정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 씌워준, 혹은 나 스스로 걸치고 있는 색안경으로 나를 보고 있는가?”(한진섭 뮤지컬 연출가), “소극장의 장점을 극대화 한, 황해도 해주의 낙화놀이와 객석 전체로 확장된 전기 미장센이 압권. 가부장과 차별을 소재로 한 익숙한 심리극을 새로운 감각으로 펼쳐놓은 수작”(이주영 문화칼럼니스트), “환상은 짧고 본성은 길다. 배우의 현존과 관객의 상상이 빚은 꿈을 단숨에 가르며, 질투라는 인간의 밑바닥이 거대한 중력으로 무대를 끌어내려, 그 무게 아래 객석마저 잠기게 한다”(이윤정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오셀로’와 ‘배따라기’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간 내면의 의심이 초래하는 파국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 작품”(김일송 공연칼럼니스트),

뮤지컬 ‘초록’ 공연 장면(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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