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백인당중유태화' 27억 낙찰…국내 안 의사 유묵 경매 사상 최고가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6월 25일, 오전 09:42

안중근 유묵 '백인당중유태화' (케이옥션 제공)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이 담긴 글씨가 국내 문화재 경매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온 영웅의 친필이 역대 최고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케이옥션은 24일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에 남긴 유묵 '백인당중유태화'(百忍堂中有泰和)와 '사형 판결문 유인본'(1910년 2월 14일)가 서울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27억 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경매에서 기록된 안 의사의 글씨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 2023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나온 최고가인 안중근 유묵 '용호지웅세 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 豈作蚓猫之態)'의 19억5000만 원의 낙찰가를 경신했다. 그의 유품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가슴 아픈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케이옥션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서면 응찰이 있었고 현장에서는 3명이 경합했다. 16억 원에서 출발했고, 호가는 2000만 원에서 시작해서 20억이 넘어가면서 5000만 원으로 상향된 끝에 27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안중근 '사형판결문' (케이옥션 제공)

1972년 보물 제569-1호로 지정된 이 글씨는 "백 번 참는 집안에 태평과 화목함이 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안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사형 선고를 받고 뤼순 감옥 안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다스리며 붓을 들었을 고뇌와 평화에 대한 염원이 글자 마디마디마다 굳세고 힘찬 필체로 고스란히 박혀 있다.

유묵의 왼쪽 구석에는 안 의사의 상징과도 같은 약지가 잘린 왼손 손도장(단지장인)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당시 감옥에 있던 일본인 간수에게 건네졌던 것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이번 낙찰이 안중근 의사의 유품이 지닌 독보적인 역사적 무게감과 예술성을 시장이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계기"라며 "이번 작품의 소장은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는 책임을 함께 짊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acenes@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