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탐독'은 동해 수산물을 둘러싼 이름과 유통, 자원 변화의 구조를 따라가며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해 온 바다의 현실을 다시 짚는다.
'동해 탐독'은 동해 수산물을 둘러싼 이름과 유통, 자원 변화의 구조를 따라가며 우리가 익숙하게 소비해 온 바다의 현실을 다시 짚는다. 저자 김형호는 관광지와 먹거리 산지로 소비된 동해를 어업 현장과 제도, 정보 왜곡이 얽힌 공간으로 읽어낸다.
책은 동해안 식당의 가자미, 고래 혼획, 오징어와 명태의 이동처럼 익숙한 수산물 뒤에 가려진 질문을 먼저 꺼낸다. 식탁에 오른 생선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이름을 얻었는지, 어떤 유통을 거쳤는지를 따져 묻는 방식이다.
출발점은 고래다. 포획이 금지돼도 '우연한 혼획'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현실을 통해 자원 보호와 소비가 한 제도 안에서 충돌하는 장면을 드러낸다. 책은 이 대목을 동해 수산업의 모순이 가장 압축된 사례로 제시한다.
가자미와 오징어, 명태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바다의 변화와 인간의 대응이 어긋나는 지점을 좇는다. 동해안 식당에서 국내산 가자미를 보기 어려운 이유, 연근해 어획량 감소 뒤에 커진 수입 의존, 명태가 사라진 바다를 둘러싼 대응 방식이 차례로 이어진다.
문어와 대게, 곰치로 넘어가면 문제는 이름과 가격, 관행의 층위로 넓어진다. 책은 어촌의 언어와 시장의 언어, 행정의 언어가 어긋나는 순간을 짚으며 수산물이 생명에서 식재료로 바뀌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동해를 바라보는 익숙한 시선도 비껴간다. 메뉴판과 가격표는 바다의 변화를 보여주기보다 가리는 장치가 되기 쉽고, 뉴스와 식당의 언어는 어획량과 상품성 바깥의 현실을 놓치기 쉽다는 문제의식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김형호는 강원도에서 20년 넘게 지역 방송 기자로 일하며 동해안 어업 현장과 지역 사회의 변화를 취재해왔다. MBC 다큐스페셜 '동해대문어'를 제작했고, 어부의 자식이자 지역 기자로 축적한 경험을 이번 책의 바탕으로 삼았다.
책이 남기는 질문은 단순한 먹거리 소개를 넘어선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동해를 다시 읽으려면 수산물의 이름과 가격만이 아니라 바다의 변화, 유통의 구조, 인간의 선택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을 책은 끝까지 밀어붙인다.
△ '동해 탐독'/ 김형호 지음/ 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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