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치명적인 작화의 매력…'오월의 정원에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6월 27일, 오전 06:0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 치명적인 작화의 매력…'오월의 정원에서'
◇리디 ‘오월의 정원에서’

최근 로맨스 판타지물은 일종의 정형화된 장르가 됐다. 세계관, 캐릭터 설정, 전개 방식 등 여성 독자들을 겨냥한 일종의 공식 같은 요소들이 되풀이된다. 독자들의 설렘 포인트를 잘 살린, 일종의 성공 방정식인만큼 많은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다. 리디의 로맨스 판타지물 ‘오월의 정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오월의 정원에서’는 서담연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웹툰이다. 신분 차이, 가짜 연인, 계약 로맨스라는 전형적인 로맨스 판타지 공식을 따른다. 과거였다면 여주인공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모습이 차별점이었겠지만, 워낙 많은 로맨스 판타지에서 이미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이기에 크게 특별하진 않다.

이 웹툰의 강점은 ‘작화’에 있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을 웹툰화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작화의 수준을 보여준다. 화사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세심한 작가의 펜 터치는 웹소설 원작 웹툰의 매력을 극대화 시켜준다. 스토리는 웹소설 원작을 통해 이미 검증된만큼, 작화가 얼마나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지가 관건인데 ‘오월의 정원에서’ 웹툰은 이를 잘 가져갔다.

물론 전형적인 냉소적 남주인공의 모습과 캔디형 여주인공의 모습은 크게 개성적이진 않다. 그럼에도 뛰어난 작화가 두 주인공의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고, 이를 통해 전체 극의 생동감도 키워준다. 역시 웹툰의 강점은 작화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된 여주인공 ‘바네사 시렌 서머싯’은 탐욕스러운 숙부에 의해 늙고 평판이 나쁜 백작과의 강압적인 정략결혼 위기에 처한다. 혼약을 무효화하기 위해 추문이 필요했던 그녀는 성의 정원사 조카 ‘리버 로스’에게 가짜 연인 계약을 당돌하게 제안한다.

하지만 평민이라 믿었던 그의 정체는 제국 사교계 최고의 권력자 ‘시어도어 바텐베르크’ 공작. 무료한 여름 휴가를 보내던 그는 신분을 숨긴 채 그녀의 제안을 흥미로운 일탈로 받아들이고, 여름날의 푸른 정원을 배경으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에게 깊이 이끌리게 된다.

칭찬을 더 하자면, 웹툰 연출의 방식이 급하지 않고 충분히 감정선에 맞춰 진행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두 주인공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팽팽한 긴장감과 심리적 균열을 독자들이 느낄 수 있다. 물론 독자들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워낙 많은 로맨스 판타지를 접한만큼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몰입도 있는 전개가 가미되면 독자들은 더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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