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근(61)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취임 1년을 맞아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연과 관련한 모든 과정에서 매너와 예의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베테랑 예술행정가인 고 대표는 “재단 전체적으로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는 ‘마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가 최근 이데일리와 취임 1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이영훈 기자)
고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손댄 것은 공간이다. 한정된 면적이지만 유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아이디어를 짜냈다. 1층 야외광장과 3층 테라스에 파라솔과 테이블을 배치하고 조경을 정비했다. 비활성화됐던 2층 갤러리맥도 음악 플레이리스트와 전시 작품, 휴게 시설을 갖춘 일상 속 여유 공간으로 바꿨다. 고 대표는 “공연이 없는 시간에도 시민들이 쉴 수 있고, 공연 후엔 공연의 여운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례 프로그램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올해 신설한 ‘맥(MAC)모닝 콘서트’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마티네 공연이다. 김용배와 오케스트라 M이 함께한다. 고 대표는 “매월 같은 시간에 예측 가능한 공연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화요 인문학 감상 특강’도 올해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클래식, 서양미술사, 오페라 등 각 분야 전문 강사진이 참여해 문화예술 입문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고 대표는 “인문학 강좌 수강생의 수요가 공연 관람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클래식 외 인디 음악과 연극 등 마포만의 콘텐츠도 발굴했다. 홍대를 보유한 지역 특성을 살린 인디 뮤지션 발굴 사업 ‘인디스커버리 챌린지’를 진행해 올해 인디뮤지션 24팀을 지원했다. 올해 인디스커버리엔 지난해(376팀)보다 대폭 늘어난 총 523팀이 지원했다. CJ ENM(035760)과 협력해 음원 제작과 유통까지 지원하는 체계도 갖췄다. 지난 12~14일에는 국내 최초 여성 뮤지션 중심 복합 문화예술 페스티벌 ‘영희 페스티벌’을 선보여 선우정아, 이상은, 김윤아 등 50여 명의 아티스트와 3일간 3000여 명의 관객이 만났다.
대형 뮤지컬을 올리기 어려운 공간 여건상 좋은 연극을 올리는 데도 주력했다. 상주단체 ‘공놀이클럽’을 유치해 소극장 플레이맥을 창작 기지로 활성화하고, 창단 20주년을 맞은 극공작소 마방진 신작 ‘투신’(11월 13~22일)을 공동 제작하는 등 연극 라인업도 강화했다. 고 대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콘셉트와 키워드를 잡은 특색 있는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사진=이영훈 기자)
앞으로의 목표는 공연과 축제 등 ‘마포’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고 대표는 “M클래식 축제만이 아니라 인디 공연도 월별 시리즈로 만들고 연극 라인업도 계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연뿐 아니라 축제도 활성화한다. 마포 지역 50여 곳의 독립서점을 소개하는 야외 축제 ‘무대 위의 책방’은 올해 상·하반기 2회 개최하고, 지역 공방들을 한자리에 모은 ‘공방전’도 새롭게 선보인다.
그런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함께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 대표는 “공연 후 아티스트들로부터 ‘마포에서 하길 잘했다’는 인사를 받곤 한다”면서 “예술가들에게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마음을 전달해야 질 좋은 콘텐츠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고 대표는 스스로 “정원사같은, 농부같은 CEO”라고 표현했다. 그는 “농부같은 마음으로 모든 사업에 물을 주고 가꾸고, 과실이 열릴 때까지 챙겨야 성공한다”며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보니 화목한 직장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 임기 내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