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박정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주관한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쟁점과 개선 방안' 세미나가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장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입법예고한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은 통신판매중개업자(온라인 플랫폼)에게 이용자 본인 확인, 암표 신고 기능 마련, 신고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삭제 요청에 따른 게시물 삭제와 접속 차단, 동일하거나 유사한 암표 게시물의 검색 결과 노출 제한 등의 의무를 부여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암표 거래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플랫폼이 사실상 암표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고 주장했다. 백민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실장은 “부정 판매 여부는 상습성이나 영업성 등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데 플랫폼이 이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삭제하면 오판의 책임을 져야 하고, 삭제하지 않으면 법 위반 책임을 지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하거나 유사한 정보라는 표현도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며 “검색어를 변형하거나 특수문자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우회할 수 있어 실효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서종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서 교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사실상 조사·판단·집행기관 수준의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전자상거래법상 중개자의 법적 지위와 맞지 않는다”며 “사업자의 의무는 관계기관의 요청에 협조하는 수준으로 합리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 판매 여부는 ‘상습성’과 ‘영업성’ 등 규범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사업자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라며 “삭제 기준과 동일·유사 정보의 범위, 자료 제출 대상 등을 시행령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 제출 범위 역시 최소한의 원칙에 따라 제한하고 정보 보호 장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식·박정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주관한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쟁점과 개선 방안' 세미나가 29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장병호 기자)
암표 단속과 함께 공식적인 2차 티켓 거래 시장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공연과 스포츠 티켓은 공급이 제한되고 공연이 끝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재판매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티켓 재판매 시장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며 “암표를 근절한다는 이유만으로 2차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등에서 공식 인증을 받아 운영 중인 재판매 플랫폼 사례를 언급하며 “불법 암표는 엄격히 단속하되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식 재판매 시장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면서 “건전한 2차 거래 시장은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K-컬처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암표를 근절해야 한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했다. 다만 온라인 플랫폼에 어디까지 책임을 부여할 것인지, 불법 거래를 차단하는 것과 별개로 안전한 공식 재판매 시장을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를 놓고는 보다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령을 확정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