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목을 인감도장 형태로 만든 공간.
“관장님이 인감도장 파주자마자 가족 세 명이 모두 취업했어요.”
서울 송파구에 희귀목 원목과 이를 활용해 제작한 인감도장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이색 전시 공간이 문을 열었다. 전통 인장의 문화적 가치와 희귀 목재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조명하는 국내 최초 ‘희귀목 인감도장 갤러리’ 갤러리 청호인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개관한 갤러리는 수십 년간 전 세계의 희귀 목재를 수집하고 명품 인감을 제작해 온 장인 ‘청호인’이 공들여 조성한 공간이다. 기존의 도장 판매점이 완성된 제품만을 진열·판매하는 상업적 공간에 머물렀다면, 이곳은 가공되지 않은 거친 원목 상태부터 장인의 손길을 거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갤러리 청호인의 핵심 관람 포인트는 단연 쉽게 접하기 힘든 ‘세계적인 희귀 목재’의 향연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고재 원목을 비롯해, 벼락을 맞아 강인한 기운을 담고 있다는 천연 벽조목(대추나무)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나무의 황제로 불리는 최고급 목재 ‘황화리’, 붉은빛의 고귀함을 지닌 ‘인도소엽자단’과 ‘시암로즈우드’,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짙은 검은빛을 발산하는 ‘음핑고(흑단)’와 ‘아프리카 블랙우드’ 등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목재들이 원목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희귀 목재 고유의 깊은 색감과 신비로운 목리, 독특한 질감을 오감으로 살핀 뒤, 바로 곁에서 동일한 재료로 완성된 인감도장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모든 작품을 탄생시킨 장인 ‘청호인’은 전 세계의 희귀 원목을 발굴·수집해 왔다. 수집된 원목을 정밀하게 가공해 도장 기둥을 만들고, 한 사람의 이름을 정성스럽게 새겨 넣는 전 과정을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 100%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그에게 인감도장을 새기는 행위는 단순히 글자를 파내는 작업이 아니다. 나무가 살아온 수백 년의 시간과 역사, 그리고 그 도장을 사용할 이의 삶과 번영을 기원하는 염원을 한곳에 담아내는 숭고한 ‘예술 작업’이다.
‘갤러리 청호인’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호흡하는 ‘체험형 갤러리’를 지향한다. 방문객들은 도장의 원재료를 직접 보고 만져보며 자신에게 맞는 나무의 기운과 텍스처를 탐색할 수 있으며, 인장에 담긴 전통적 문화 가치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장인 청호인은 “인감(印鑑)은 단순한 신분 증명용 도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이름과 혼, 나아가 그의 삶 전체를 담아내는 고유한 상징물”이라며, “이번에 문을 연 갤러리가 많은 분들에게 희귀목이 지닌 무한한 시간의 가치를 전하고, 점차 잊혀가는 전통 인장의 예술성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문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개관 소회를 밝혔다.
국내 최초로 오픈한 ‘갤러리 청호인’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9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일반 방문객과 컬렉터 모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며, 쾌적하고 깊이 있는 관람을 위해 사전 예약 문의를 통해 도슨트 형태의 관람 및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황화리, 화리목 등 원목형태의 희귀목들.
kh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