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은 달리기가 유행을 넘어 일상을 지탱하는 문화가 된 지금, 일곱 작가가 각자의 보폭으로 써 내려간 러닝의 이유를 좇는다.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은 달리기가 유행을 넘어 일상을 지탱하는 문화가 된 지금, 일곱 작가가 각자의 보폭으로 써 내려간 러닝의 이유를 좇는다.
저자 김연수와 노지양, 박은지, 윤이나, 김연덕, 김혜나, 최유안은 '호수공원'과 '올드팝', '속초', '핑계' 같은 키워드를 따라 달리기가 기쁨과 회복, 사랑과 상실을 견디는 방식이 되는 순간을 풀어낸다.
달리기는 이제 소수의 취미를 넘어 도심의 일상 풍경이 됐다. 이 책은 그 변화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왜 사람들은 이 단순한 동작을 계속 반복하는지, 그 이유를 각자의 사적인 장면과 감정으로 묻는다.
출발점은 작가 7명에게 건넨 한 단어씩의 키워드다. 김연수·노지양·박은지가 채운 1부 '한 발은 공중에 띄우고'는 '호수공원' '올드팝' '맥주'를 따라 달리기가 일상의 리듬과 취향, 작은 해방감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펼친다.
김연수는 좋아하는 일에 매일 시간을 쓰는 감각으로 달리기를 붙잡고, 노지양은 홍제천을 달리며 듣는 올드팝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되찾는다. 박은지는 천변을 달린 뒤 맥주를 마시고 다음 날 다시 운동화를 신는 과정에서 몸에 쌓이는 삶의 감각을 더듬는다.
2부 '한 발은 땅을 딛고'는 결을 바꾼다. 윤이나의 '회복', 김연덕의 '사랑', 김혜나의 '속초', 최유안의 '핑계'는 달리기가 고통과 상실, 망설임을 견디는 버팀목이 되는 장면을 따라간다.
여기서 달리기는 기록 경쟁이나 체력 관리에 머물지 않는다. 나쁜 기억에서 도망치는 몸짓이 되기도 하고, 사랑과 상처를 통과하는 방식이 되기도 하며, 자동차 없이 10km 넘는 거리를 자기 몸으로 건너는 감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소설가와 시인, 번역가, 예능 작가까지 서로 다른 영역의 필자들이 한 권에 모였다는 점도 이 책의 축이다. 같은 '러닝'을 말하지만 각자의 문장은 속도와 시선, 공간의 감각이 달라 달리기라는 행동이 얼마나 다른 삶의 문법으로 번역되는지 보여준다.
책은 더 빨리 뛰는 법이나 더 멀리 가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보폭을 맞추지 못해도 두 발을 번갈아 내딛는 일 자체가 자신을 돌보고, 지키고 싶은 일상과 가치를 오래 이어 가는 연습이라는 점을 여러 장면으로 쌓아 올린다.
△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김연수·노지양·박은지·윤이나·김연덕·김혜나·최유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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