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감정 채굴'
'감정 채굴'은 감정사회학자 에바 일루즈가 감정과 기술의 관계를 살피는 책이다. 저자는 기술 자본주의가 인간의 주체성을 어떻게 바꾸는지 추적하며, 감정이 경제적 가치 창출의 원자재가 되는 과정을 짚는다.
책의 부제는 '좋아요와 ㅠㅠ는 어떻게 자본이 되는가'다. 소셜미디어의 반응, 감정·정신건강 앱, 인플루언서 경제, 감정 그림문자 시장 등 일상화된 기술 환경이 분석 대상이다.
저자는 인간관계와 감정 관리 같은 문제까지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소비하려는 흐름에 주목한다. 디지털 플랫폼에 등장한 감정·정신건강 앱은 타인과의 관계를 우회하고, 사용자가 자기 자신과 상호 작용하며 스스로를 개선하도록 만든다.
소셜미디어는 감정을 표현하고 교환하는 통로로 작동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콘텐츠 제작과 반응은 사용자의 자발적 활동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이를 빅테크 기업에 수익을 안기는 '감정 작업'으로 해석한다.
감정은 더 이상 사적인 내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책은 감정의 주체와 그 주체의 감정이 경제와 기술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되었고, 개인의 '자기 자신'이 생산과 소비의 목표이자 자본주의 논리가 움직이는 무대가 되었다고 본다.
책은 4개 장과 에필로그로 짜였다. 1장 '기술과 감정이 서로를 생산하고 있다'에서는 감정 표현 방식, 인플루언서와 주목 경제, 인공지능과 앱이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시대, 가상 세계가 현실처럼 느껴지는 이유를 다룬다.
2장 '자본주의의 교차하는 논리들'은 기술과 감정, 자본주의 논리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분석한다. 3장 '기술-감정 융합의 경제학'은 감정 그림문자 시장, 데이터 경제, 기분 및 감정 관리 시장, 사용자 타깃팅, 게임 속 감정 내러티브를 살핀다.
4장 '감정이 공상과학으로'는 강요되는 긍정성, 가상 세계의 몰입감, 가상 세계가 위로를 줄 수 있는지의 문제를 묻는다. 에필로그는 경험의 상실, 분주한 고독, 모호해진 현실을 통해 기술화된 감정의 결과를 정리한다.
에바 일루즈는 프랑스-이스라엘 국적의 사회학자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내에는 '감정 자본주의', '사랑은 왜 아픈가', '사랑은 왜 끝나나', '근대 영혼 구원하기', '해피크라시' 등이 번역 출간됐다.
△ 감정 채굴/ 에바 일루즈 지음/ 최지수 옮김/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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