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배신 (추수밭 제공)
아무리 열심히 땀 흘려도 원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성공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괴테 미디어상 수상 작가 베른트 크라머가 펴낸 이 책은 '노력만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능력주의가 사실은 거대한 착각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이라는 거대한 복권 게임에 참여한 제비뽑기 참가자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디어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승자들을 연일 비추며 대중을 현혹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똑같이 노력해도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실력이 아닌 '우연'을 꼽는다. 프로 스포츠 선수가 태어난 달, 이름의 첫 글자가 명문대 합격률에 미치는 영향, 경연대회에 출전하는 순서처럼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소하고 우연한 요소들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한다. 결국 성과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데도 세상은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승자는 오만해지고 패자는 자기 탓을 하며 끝없이 괴로워한다. 격차가 벌어질수록 그것이 개인의 능력 차이 때문이라고 믿는 현상은 사회적 약자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 실패마저도 '더 나은 성공을 위한 발판'으로 포장해야 하는 피곤한 현대 문화 역시 능력주의가 낳은 짙은 그늘이다.
이 책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던 성공 숭배 문화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아울러 개인의 노력만 강조하는 쳇바퀴에서 벗어나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자산의 상한선을 두는 등의 구체적인 정치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낙오의 공포에 떨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는 현대인들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는 묵직한 위로를 전한다.
△ 성공의 배신/ 베른트 크라머 글/ 이은미 옮김/ 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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