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클레의 그림과 함께 읽는 민음사 세계시인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03일, 오전 09:01

[신간] '세계시인선 시화집 (파울 클레 에디션)'

'세계시인선 시화집'은 고대 그리스 서정시부터 한국 근대시까지 이어지는 시의 계보를 한 권으로 묶는다. 세계시인선 편집부는 대표 시인 37명의 시 95편과 파울 클레의 그림 45점을 나란히 배치해 시의 리듬과 이미지가 만나는 장면을 펼친다.

이 선집의 중심에는 범위의 넓이가 있다. 사포와 호라티우스에서 출발해 셰익스피어, 보들레르, 에밀리 디킨슨, 랭보, 릴케를 거쳐 정지용, 백석, 윤동주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한 권 안에 묶었다.

익숙한 이름만 앞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내 독자에게 비교적 널리 알려진 시인과 함께 에밀리 브론테, 카프카, 페소아 같은 이름도 같은 무게로 놓아 세계시의 결을 넓게 훑도록 구성했다.

수록 방식도 시선집의 성격을 또렷하게 만든다. 바쇼의 하이쿠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영국 낭만주의와 독일 표현주의, 프랑스 상징주의와 러시아 사실주의가 한데 엮이며 시대와 양식의 차이를 한 권에서 비교하게 한다.

책은 특정 사조를 길게 해설하기보다 작품을 직접 마주하게 하는 쪽을 택한다. 호라티우스의 '시학', 디킨슨의 '엄청난 고통 후엔', 투르게네프의 '사랑으로 가는 길'처럼 서로 다른 결의 텍스트를 배치해 짧은 시가 품은 생각의 밀도를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파울 클레의 그림 45점이 또 다른 축으로 들어온다. 음악적 리듬을 색과 선으로 옮기려 했던 클레의 작업은 시의 운율과 호응하며, 시를 글만으로 읽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다.

이번 책에는 민음사와 '세계시인선'의 시간도 함께 포개진다. 1966년 출범한 민음사가 창립 60주년에 맞춰 내놓은 기획으로, 오래 이어온 총서의 대표 시편을 다시 묶어 현재의 독서 감각으로 건네려는 성격이 짙다.

△ '세계시인선 시화집'/ 호라티우스 외 지음/ 240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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