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작 나라는 게 너무 지겨워"…시골 사는 청소년의 흔들림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전 07:00

[신간] '날갯짓 연습'

'날갯짓 연습'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제자리에 선 청소년의 불안과 정체의 감각을 따라간다. 윤슬빛은 작은 읍에 남고 싶은 한솔과 도시로 옮겨 연기자가 되고 싶은 이서를 내세워 서로 다른 방향의 망설임을 함께 비춘다.

미래를 정해야 한다는 압박은 두 인물을 서로 다른 자리로 밀어 넣는다. 한솔은 같은 동네에 남아 조용히 시를 쓰고 싶어 하고, 이서는 성공을 말하며 도시로 향할 준비를 서두른다.

둘의 간격은 진로 선택보다 먼저 자기 감각에서 벌어진다. 한솔은 멈춰 선 채 불안을 견디고, 이서는 앞으로 달려가려 하면서도 고여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소설은 이 차이를 대립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한솔이 바라본 이서는 늘 당당한 친구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떨리는 눈가와 야윈 손목처럼 위태로운 징후를 함께 안고 있다.

작품의 중심에는 내가 원하는 삶이 정말 내 것인지 묻는 말이 놓여 있다. 이서는 다른 몸을 갖고 싶을 만큼 자신이 지겹다고 털어놓고, 한솔은 그 말을 곧바로 번역하지 못한 채 오래 붙든다.

이 질문은 청소년기를 어른이 되기 전 준비 단계로만 보는 시선과도 맞닿는다. 소설은 빨리 날아오르라고 등을 떠미는 대신,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맴도는 시간도 한 시절의 현실로 받아들인다.

한요의 그림은 이런 정서를 문장 곁에 붙여 놓는다. 상처 난 마음 위에 얇게 덧대는 듯한 삽화가 짧은 분량의 서사를 더 천천히 읽게 만든다.

윤슬빛은 '갈림길'로 제64회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뒤 이번에는 청소년 서사로 시선을 옮겼다. '어떤 결심', '다음 공을 던질 차례',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플랜B의 은유'를 써왔다.

△ '날갯짓 연습'/ 윤슬빛 지음/ 68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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