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셉수트’는 2인극인데, 주·조연이 정해져 있나요? 앙상블을 포함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가능할까요?” (일본 참가자)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뮤지컬 국제마켓’에서 각국 관계자들이 ‘원 아시아 네트워크’ 방향성을 의논했다. 왼쪽부터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야마자키 나호코 토호 공연본부장, 츠노다 야스히사 우메다예술극장 이사, 천루이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부총경리, 리징 다마이 당연유희 경영감독 겸 프로듀서, 이성훈 쇼노트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이날 소개된 한국 작품은 총 10개. 자리를 가득 메운 해외 관계자들은 작품의 원작 지식재산권(IP)부터 음악, 굿즈 사업, 캐스팅 방식까지 꼼꼼하게 물었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지난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6관왕 이후 한국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행사장 밖에는 작품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뮤지컬 팬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글로벌 프로그램 확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K뮤지컬 국제마켓’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대학로에서 열렸던 행사는 올해 1000석 규모 대극장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과 코엑스 컨퍼런스룸으로 이전하고 행사 규모를 대폭 키웠다.
올해 국제마켓은 피칭 31개, 쇼케이스 10개 등 총 41개 작품을 소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늘린 것이다. 기존 한국, 일본 작품에 국한됐던 ‘글로벌 피칭’에 영국, 중국, 대만이 가세했다.
‘글로벌 쇼케이스’도 신설했다. 올해는 △중국 ‘메르 샘’ △일본 ‘귀멸의 칼날’이 쇼케이스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귀멸의 칼날’은 40분 가량의 쇼케이스였음에도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국내 13개사, 해외 26개사가 참여한 ‘1:1 비즈니스 미팅’도 총 350여 회 진행돼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도모했다.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피칭 등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는 해외 관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에리카 쉬 대만콘텐츠진흥원(TAICCA) 매니저는 “한국 시장은 인물과 감정선이 명확한지, 음악적 서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제작 규모가 적절한지, 향후 상업 제작 가능성이 있는지 등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가치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 정동화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뮤지컬 국제마켓’의 국내 완성작품 피칭 프로그램 현장에서 뮤지컬 ‘어린왕자’ 넘버를 부르고 있다.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올해 국제마켓은 기존 비즈니스 중심에서 벗어나 학술 포럼을 다수 배치하며 아시아 권역의 뮤지컬 교류 허브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그간 음악학이나 문화콘텐츠학의 한 부문으로 다뤄지던 뮤지컬을 독립된 학문인 ‘뮤지컬학’으로 정립하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각국 학계·업계·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생태계 재편 △원천 IP의 공연화 △글로벌 협업 전략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도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한·중·일 3개국이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뮤지컬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아시아 마켓’이 주요 화두가 됐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미완성 피칭작들이 일본으로, 쇼케이스는 영국으로 향하는 흐름이 있었다면 이번 마켓은 반대로 해외 관계자들이 한국으로 찾아와 함께 협업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리였다”며 “‘어쩌면 해피엔딩’ 이후 한국 뮤지컬의 좌표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였고, 이론과 현장·학계가 어우러져 새로운 시대를 향해 걷는 첫걸음이 된 행사”라고 평했다. 이어“뮤지컬이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국내 창작 뮤지컬에 대한 글로벌 주목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올해 K뮤지컬 국제마켓은 글로벌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확장한 만큼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아시아 뮤지컬 교류의 허브를 구축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성장하는 ‘K뮤지컬 국제마켓’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K뮤지컬 국제마켓’의 글로벌 쇼케이스. 중국 ‘메르 샘’ 쇼케이스 장면 (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