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인공지능(AI) 작곡 작업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용 전 차관은 최근 음악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든 곡 ‘프로즌 엣지’로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리는 AI 재즈 경연대회 ‘AI 러브 재즈’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15곡이 세미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으며, 이들 곡은 오는 9일 현지 재즈 밴드의 라이브 연주로 관객 앞에 소개된다. 최종 수상작은 10일 발표된다.
‘프로즌 엣지’는 지난해 8월 공직에서 물러난 용 전 차관이 AI 작곡을 배우면서 준비해온 ‘셰익스피어 소네트 프로젝트: 다이버스’의 일부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154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가사를 새로 쓴 뒤 음악 AI 수노(SUNO)와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을 활용해 곡으로 발전시키는 장기 프로젝트다. 용 전 차관은 “내가 만든 곡을 프로 연주자가 실제로 연주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호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그동안 수집해온 음반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그는 “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연구를 하며 아마추어 밴드에서 활동하면서도 창작을 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며 “AI가 음악 생태계의 생산자, 매개자, 소비자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음을 느꼈고, AI를 제대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으로 작곡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에는 SM엔터테인먼트 교육기관 SM 유니버스에서 AI 작곡 심화 과정을 들으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가족의 반응은 처음엔 반신반의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에는 어설펐던 음악이 점차 들을 만한 결과물로 바뀌자 가족들도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냉정한 평가는 딸에게서 나온다. 그는 “딸이 음악을 많이 들어 ‘이건 좀 구리다’, ‘이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고 신랄하게 말해준다”며 “그 의견을 듣고 곡을 바꾸기도 한다”고 웃었다.
용호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다만 AI가 기존 창작물 학습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만큼, 창작 생태계에 대한 보상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용 전 차관은 AI 창작물 표시제와 ‘AI 창작 기금’ 구상을 제안했다. AI를 어느 정도 활용했는지 표시하고, AI 활용 창작물에서 매출이 발생할 경우 아주 작은 비율을 기금으로 모아 창작자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다. 그는 “AI가 무엇을 얼마나 학습했는지 일일이 추적해 과금하기는 어렵다”며 “AI 창작물임을 표시하고, 매출 일부를 창작 생태계에 돌려주는 방식은 논의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용 전 차관은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원과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예술 생태계와 콘텐츠 산업, AI 시대의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 전략 등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AI 작곡가 활동도 병행하면서 8월 말 ‘셰익스피어 소네트 프로젝트: 다이버스’의 결과물을 음원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2017년부터 쓰기 시작한 과학소설(SF) 연작도 완성하는 것이 꿈”이라며 “나중엔 문화예술계를 위한 ‘프로보노’(재능 기부) 역할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용호성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그동안 수집해온 음반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