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거장의 손끝에서 탄생한 비움의 미학"…정보원 '열린 이름'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07일, 오전 07:46

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정보원_ 열린 이름》 포스터(RGB) (성북구립미술관 제공)

가득 채우기보다 텅 비워둠으로써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예술 세계를 지닌 원로 조각가가 대중을 찾아온다. 국회의사당 같은 거대한 공공건축물의 얼굴을 꾸며온 거장의 반백 년 예술 인생을 한자리에서 깊이 있게 만날 기회다.

성북구립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 '정보원: 열린 이름 Names Left Open'이 9월 6일까지 펼쳐진다. 이번 행사는 굵직한 공공 조형물로 유명한 정보원 조각가가 공립미술관에서 치르는 생애 첫 개인전이다. 1970년대 초반 초기 조각부터 가상공간을 다룬 최신 디지털 작업까지 50년 넘는 작가의 창작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아카이브로 구성했다.

실내 기획전이 끝나면 무대를 야외로 옮겨 더 큰 축제가 펼쳐진다. 오는 9월 성북동 거리갤러리에서 정보원의 야외 신작인 '산책'(Promenade)'(2026)이 시민들에게 전격 공개된다. 이는 최정화, 김승영, 정현, 이길래 등 내로라하는 남성 미술가들의 뒤를 잇는 다섯 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특히 정보원은 이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여성 조각가라는 점이 이목을 끈다.

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시 《정보원_ 열린 이름》 전시전경 (성북구립미술관 제공)

이번 실내 전시에서는 철이나 돌의 묵직한 무게감 대신 '비어 있는 사이 공간'의 리듬감을 시각과 청각으로 드러낸 시대별 간판 작품 38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와 함께 1988년 제주 서울올림픽 성화 도착 기념 조형물, 1996년 국회 개원 50주년 기념 조형물, 1999년 LG아트센터 조형물 등 역사적 건축물에 설치된 공공 예술품들의 축소 모형과 관련 사진들이 함께 전시된다.

관람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매일 오후 3시에는 전문가의 친절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도슨트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단체 관람이나 문의 사항은 미술관으로 연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정보원의 작품은 조각이 놓임으로써 생겨나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준다. 딱딱한 미술관을 벗어나 우리가 매일 걷는 성북동 골목길로 기어 나온 그의 조각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한 쉼표를 찍어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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