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정말 외워야 하는 과목일까"…미국 변호사 이철재가 묻는 영어의 쓰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07일, 오전 09:01

'영어 한 문장으로 여는 세상'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야후 같은 일상 영어가 품은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따라가며 영어를 외움의 대상이 아닌 해석의 도구로 다시 세운다.

'영어 한 문장으로 여는 세상'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야후 같은 일상 영어가 품은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따라가며 영어를 외움의 대상이 아닌 해석의 도구로 다시 세운다. 저자 이철재는 미국 사회와 영어권 문화의 사례를 묶어 단어의 어원, 종교, 문학, 생활사를 함께 짚는다.

책은 영어를 시험 과목으로만 다루는 익숙한 방식에서 한 걸음 비켜선다. 단어 하나와 표현 한 줄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시대와 문화 위에서 굳어졌는지를 따라가며 언어를 세상 읽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첫 장은 생활 속 영어를 앞세운다. 분리수거를 떠올리게 하는 비닐과 바이닐, 복날을 옮기는 말, 'QR'(빠른 응답) 코드, 'Fighting'(싸움/한국식 응원 구호) 같은 표현이 어떤 오해와 변형을 거쳐 쓰이는지 살핀다.

책 속 사례는 익숙한 기술 용어에서도 이어진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의 이름이 붙은 배경, 핸드 드립 대신 쓰는 'Pour-over'(물을 부어 추출하는 커피), 가족 안의 이질적인 구성원을 가리키는 'black sheep'(골칫거리/미운 오리 새끼) 같은 표현이 생활사와 함께 풀린다.

역사와 문학은 영어의 뿌리를 더 멀리 끌고 간다. 고대 영어의 흔적, 찰스 1세와 2세, 콘클라베 같은 말의 유래를 더듬고, '걸리버 여행기'의 야후와 '헨젤과 그레텔'에서 이어지는 'trailblazing'(길을 개척하는/선구적인) 같은 표현이 어떻게 지금의 의미를 얻었는지도 보여준다.

문화 편에서는 미국과 영국 사회의 풍경이 본격적으로 들어온다.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Saint Patrick's Day'(성 패트릭의 날), 'Soul Food'(영혼을 달래주는 위안의 음식) 같은 소재를 통해 영어 표현 뒤에 놓인 종교와 이민, 소비문화의 맥락을 짚는다.

후반부는 드라마, 스포츠, 음악, 위로의 말로 시선을 넓힌다. 로저 페더러, 오페라 무대 난입 사건, 쇼팽과 베트 미들러의 노래까지 이어지는 장면들은 영어 표현을 문학과 예술, 일상의 감정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배열된다.

저자 이철재는 미국 변호사로 활동하며 뉴욕주와 워싱턴DC 변호사 자격을 갖췄다. 클래식 음악 기획 일을 맡아 세계적 연주자들의 공연을 국내에 유치했고, 앞서 '보통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영어책'과 '뉴욕 오디세이' 등을 펴냈다.

이 책이 남기는 효용은 단어 뜻풀이보다 그 말이 생겨난 배경을 함께 읽게 한다는 데 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한 기술서라기보다 영어권 사회의 역사와 문화, 사람의 삶을 한 문장씩 더듬어 가는 인문교양서에 가깝다.

△ '영어 한 문장으로 여는 세상'/ 이철재 지음/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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