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작품번호 3의 2번 전주곡으로 시작한다. ‘모스크바의 종’(The Bells of Moscow)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를 세계적인 작곡가로 알린 대표작으로, 이어지는 작품번호 23의 전주곡 전곡과 함께 그의 젊은 시절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인다. 2부에서는 작품번호 32의 13개 전주곡을 통해 한층 깊어진 음악과 다채로운 정서를 선보인다. 학생 시절 작곡한 작품번호 3부터 약 18년에 걸쳐 완성된 ‘24개의 전주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적 성장과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박재홍은 “라흐마니노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까워지는 작곡가”라며 “몇 년 전까지 압도적인 에너지와 화려한 피아노의 울림에 매료됐다면, 연주 경험이 쌓일수록 그 이면에 담긴 절제와 고독, 담담하게 전해지는 진심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박재홍은 2024년부터 라흐마니노프를 본격적으로 탐구해온 그는 각각의 전주곡이 서로 다른 성격과 색채를 지니지만 24곡이 이어질 때 비로소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전곡 연주를 선택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감정을 과장하기보다 악보가 지닌 힘과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 음악이 스스로 노래하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
박재홍은 지난해 얍 판 츠베덴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하고 미주 투어를 마쳤다. 올 상반기에는 미하엘 잔데를링이 지휘한 앤트워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 지난 4월에는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와 함께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등 세계 주요 공연장 무대에 올랐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카네기홀 리사이틀 데뷔를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