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윤 "15시간을 235분으로 압축"…"바그너 '비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콘서트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08일, 오후 12:04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왼쪽부터 이명주, 김재형, 사무엘윤, 아드리앙 페뤼숑.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전막 초연 150주년을 맞아 하이라이트 공연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공연은 8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4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15시간에 이르는 원작의 핵심 장면을 235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이어지는 바그너의 4부작을 콘서트 형식으로 재구성한 무대다. 무대장치와 연출을 덜어내고 성악과 관현악의 힘에 집중해, 방대한 신화와 권력·욕망·사랑·파멸의 서사를 하루 공연 안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하이라이트 무대는 4부작의 주요 독창과 중창, 핵심 장면을 엄선해 구성했다. '라인의 황금'과 '발퀴레'는 각각 50분, '지크프리트'는 45분, '신들의 황혼'은 60분 분량으로 재구성해 바그너가 설계한 거대한 흐름을 한 번에 따라가도록 했다.

15시간 원작을 압축한 편집 원칙
사무엘 윤은 8일 서울 여의도 신영체임버홀에서 "이번 공연이 단순한 축약이 아니라 원작의 이야기 흐름과 음악적 구조를 살리기 위한 재구성 작업"이라며 "관객이 바그너에 더 쉽게 접근하되, 4부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사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사무엘 윤은 "15시간짜리 오페라를 3시간 반 정도로 줄인다는 것은 정말 큰 도전"이라며 "바그너가 음악을 너무 완벽하게 써냈기 때문에 음악이 유기적으로 잘 흘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가 끊어지거나 중요한 인물이 빠질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 바그너가 생각했던 깊이를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긴 만큼 중간중간 아쉽게 잘라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이해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무엘 윤은 하이라이트 버전의 편집 원칙으로 이야기의 시간 순서와 핵심 장면 유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는 이야기의 진행 순서와 줄거리의 시간 순서를 온전히 유지하는 것과 두 번째는 핵심이 되는 주요 순간을 작품에 포함하는 것"이라며 "관객이 작품을 볼 때 장면 전환을 부자연스럽게 느끼지 않고, 하나로 이어지는 거대한 서사처럼 받아들이도록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라이트모티프(유도 동기)와 콘서트 형식의 힘
이번 공연은 무대장치보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진행한다. 사무엘 윤은 인물과 사건을 상징하는 라이트모티프가 축약된 공연에서도 4부작을 하나로 묶는 핵심 장치라고 설명했고, 아드리앙 페뤼숑은 목소리와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봤다.

사무엘 윤은 "네 개의 오페라를 축약할 때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트모티프"라며 "각 인물이나 사건이 등장할 때 바그너가 만든 유도동기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나와야 하는 부분과 라이트모티프를 강조하기 위해 과감하게 덜어내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20분 동안 노래하는 부분들을 덜어냈다"며 "바그너를 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휘자 아드리앙 페뤼숑은 "'니벨룽의 반지'는 바그너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특별히 음악적으로 굉장히 독특하고 극단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라며 "관객은 단 1초도 숨 돌릴 틈 없이 이야기가 진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적으로는 목소리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 사이의 치밀하고 상세한 교류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급 성악진과 첫 바그너 도전
출연진은 이번 공연의 또 다른 관전 요소다.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은 알베리히와 하겐을 맡아 서사의 어두운 축을 담당하고, 김재형과 이명주는 각각 지그프리트와 브륀힐데로 바그너에 처음 도전한다.

사무엘 윤은 바그너 무대가 체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체력 차원을 떠나 예술가와 연주자가 그 무대와 바그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정말 하고 싶어 하느냐의 문제"라며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테너 김재형은 이번 공연을 자신의 바그너 입문 무대로 설명했다. 김재형은 "사무엘 윤 선생님이 워낙 바그너 스페셜리스트이지만, 저는 바그너에 대해서는 처음 입문하는 신생아 수준"이라며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축약했지만 15시간이나 4시간이나 신생아에게는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 목적은 이 작품을 올릴 때까지 제가 유치원에 입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이명주도 브륀힐데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김재형 선생님께서 신생아에서 유치원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똑같이 그런 목표를 가지고 달려보겠다"며 "이 긴 작품을 저도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어려운 역할이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면과 여성성을 함께 결합해 저의 장점을 최대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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