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군중 (드러커마인드 제공)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이 사회적, 정치적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하는 책이 출간됐다. 언론학자인 저자 유성식은 첨단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은 디지털미디어가 개인의 자아를 무너뜨리고 집단을 커다란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디지털 기술이 주는 자극에 취해 눈과 귀를 빼앗긴 채 맹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쏟아지는 신기술을 설명하고 소비를 부추기느라 바쁠 뿐, 이 현상이 가져올 어두운 미래를 경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에 사람들이 특정 상황에 휩쓸려 군중이 됐다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공간이 거대한 배후가 되어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정보 기업인 액시엄은 약 3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방대한 정보를 수집해 개인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특정 기업의 부의 독점적 축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디지털에 중독되어 소통하면서 결국 사회 전체가 완전히 통제되고 파괴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의 텔레비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인터넷 게임, 웹툰, 누리소통망(SNS)은 도박처럼 강한 중독성을 띤다. 보면 볼수록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만들어 스스로 통제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 중독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빼앗아 간다. 디지털 기업들이 입맛에 맞는 자극적인 정보만 계속 제공하면서 자아를 상실하게 만든다. 여기에 정파적이고 이념적으로 극단화된 대중의 태도가 더해져,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는 언론 불신과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기술이 우리의 종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참담해진다고 진단한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적나라한 자신과 마주해 생각하는 능력을 되찾지 않는다면, 우리는 끝없는 퇴행의 수렁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 디지털 군중/ 유성식 글/ 160쪽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