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풀어낸 무수한 걸음"…'현직 호텔 룸키퍼' 윤희숙 사진가, 5번째 개인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10일, 오전 09:00

윤희숙 '걸어: 사라지지 않는 것들'전 (갤러리지지향 제공)

낮에는 호텔에서 방을 치우고 밤에는 카메라를 든다. 독특한 이력을 지닌 현직 호텔 룸키퍼이자 사진가인 윤희숙 작가가 일상의 노동과 삶을 걸음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낸 다섯 번째 개인전 '걸어: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갤러리지지향에서 31일까지 진행된다.

그동안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온 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한층 더 깊어진 시각을 보여준다. 서울의 번잡한 도심부터 리스본과 산티아고의 고요한 새벽 순례길, 그리고 자신이 매일 땀 흘려 일하는 호텔 복도까지 각기 다른 공간에서 기록한 다채로운 걸음의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얼핏 보기에는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움직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공기의 흐름과 빛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사진들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다. 특히 호텔 방을 청소하며 겪은 생생한 노동의 경험에 예술가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현대인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해부했다.

윤희숙 07-04 (갤러리지지향 제공)

윤희숙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행동이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렇게 바뀐 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다르게 만든다며 무의미해 보이는 일상이 새롭게 구성되는 놀라운 과정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강경희 평론가는 "걷기라는 행위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면서 동시에 일상을 거룩하게 만드는 작업"이라고 짚었다. 매일 성실하게 반복하는 걸음이 삶의 고리를 완성하고 스스로를 한 단계 높이는 과정이기에 대중들에게 큰 감동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성신 평론가는 "호텔 청소라는 고단한 노동과 길 위의 순례가 시각 예술로 변하는 지점이 매우 흥미롭다"며 "반복 속에서 변치 않는 가치를 붙잡아낸 작가의 감각이 돋보인다"고 논평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 미술아카데미와 상명대 대학원을 마친 윤희숙은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신작을 선보이며 지치지 않는 창작 열정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화려한 기교 대신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발걸음에 경의를 표한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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