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파 할리우드 배우 율 브리너 출생 [김정한의 역사&오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11일, 오전 06:00

율 브리너. (출처: CBS Television, 197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20년 7월 11일, 율 브리너(Yul Brynner)가 출생했다.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개성을 지닌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세계 영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난 그는 스위스, 프랑스 등을 거치며 유랑 어린 유년 시절을 보냈고,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독특한 혈통과 이국적인 외모는 할리우드에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됐다.

율 브리너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결정적 작품은 뮤지컬과 영화로 제작된 '왕과 나'(1956)다. 이 작품에서 그는 시암(태국)의 국왕 역할을 맡아 위엄 있으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역할 수행을 위해 감행한 삭발은 그의 상징이 됐으며, 할리우드 남성미의 기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제29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의 영화사적 업적은 선 굵은 연기로 서부극과 대서사시를 넘나들며 장르의 황금기를 이끌었다는 점에 있다. 같은 해 개봉한 세실 B. 데밀 감독의 대작 '십계'(1956)에서 모세와 대립하는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역을 맡아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또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극으로 리메이크한 '황야의 7인'(1960)에서는 고독하면서도 정의로운 총잡이 크리스 역으로 출연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난민 구호 활동에 앞장서는 등 사회적 실천에도 적극적이었다. 만년에는 폐암 투병 중에도 담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공익 광고를 촬영하며 깊은 울림을 줬다.

율 브리너는 강인한 눈빛과 묵직한 저음, 그리고 무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로 1950~60년대 은막을 지배했다.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그의 삶과 영화사적 궤적은 탄생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렬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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