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임금님 납시오'는 우리 옛이야기 속 도깨비를 앞세워 겁과 웃음이 뒤섞인 한판 소동을 펼친다.
'도깨비 임금님 납시오'는 우리 옛이야기 속 도깨비를 앞세워 겁과 웃음이 뒤섞인 한판 소동을 펼친다. 저자 강혜숙은 오래 들여다본 도깨비 설화를 바탕으로 일곱 도깨비와 한 아이가 맞부딪히는 이야기를 청색과 적색의 화면에 담았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도깨비의 얼굴보다 그 뒤에 숨은 성정이다. 험상궂고 무시무시해 보여도 심심한 걸 못 견디고 허술한 구석을 드러내는 존재로 도깨비를 다시 세운다.
이야기는 인간을 골리는 데 익숙한 일곱 도깨비가 대나무숲의 꼬마를 노리면서 움직인다. 그런데 아이는 도깨비보다 임금님을 더 무서워하고, 이 말 한마디가 도깨비들을 임금 자리 경쟁으로 끌고 간다.
도깨비들은 임금님이 되겠다며 용궁과 지옥까지 드나들며 보물을 찾는다. 솥뚜껑과 망태기, 빨랫방망이와 빗자루, 정자관과 호리병까지 생활 주변 사물에 깃든 도깨비 상상도 이야기 결을 넓힌다.
강혜숙은 전작 '호랑이 생일날이렷다'에 이어 이번에도 옛이야기 속 존재를 다시 불러냈다. 호랑이를 따라가며 눈에 들어온 도깨비에 오래 흥미를 품었고, 민화와 향토 문화, 관련 도서와 강연을 더듬으며 이야깃감을 쌓았다.
화면은 청색과 적색 두 색으로만 밀고 나간다. 오방색의 기본색이자 태극을 이루는 두 빛깔만으로 산천과 용궁, 지옥, 일곱 도깨비의 표정과 몸짓을 갈라 세우며 장면의 리듬을 만든다.
이 책은 도깨비와 아이의 대결을 겁주기에서 끝내지 않는다. 서로를 골탕 먹이던 관계가 모두가 만족하는 잔칫집 같은 결말로 이어지면서 전래 설화의 해학과 재치를 오늘의 어린이 독자에게 건넨다.
작가는 쓰고 그린 책으로 '101 전성기 도감', '저승 차차차', '어린이가 되고 말았어', '옛날 옛날에 심심한 사람이 있었는데', '요즘 토끼 타령' 등을 펴냈다. '호랑이 생일날이렷다'로 제1회 대한민국 그림책상 특별상을 받은 뒤 이번 책으로 다시 도깨비의 세계를 호출했다.
책 말미에는 초등 1학년 국어와 이야기, 통합 교과 연계 정보도 붙었다. 도깨비를 둘러싼 두려움과 상상, 허세를 익살로 묶어낸 이 책은 우리 옛이야기 속 존재를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읽게 한다.
△ '도깨비 임금님 납시오'/ 강혜숙 지음/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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