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후보 중에 살인자가 있다…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30주년 기념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전 09:01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는 문학상 후보들 사이에 숨어든 살인 용의자를 좇으며 호텔이라는 공간이 감춰온 가면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는 문학상 후보들 사이에 숨어든 살인 용의자를 좇으며 호텔이라는 공간이 감춰온 가면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는 형사에서 호텔 코르테시아 도쿄의 보안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닛타 고스케를 앞세워 수사와 접객의 경계가 겹치는 순간을 밀어붙인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일본 추리소설 신인 문학상 심사다. 경찰은 최종 후보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하고, 닛타와 나오미는 손님의 안전을 지키면서도 호텔 안에서 잠복 수사를 도와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소설은 호텔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얼굴을 숨긴 채 움직인다는 시리즈의 기본 설정을 문학상 무대와 맞물린다. 심사위원과 후보 작가, 수사 인력까지 한 공간에 얽히면서 누가 어떤 이름과 사연을 감추고 있는지 추적하는 흐름이 중심축을 이룬다.

본문 곳곳에는 문학상 심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응모 원고가 어떤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에 오르는지까지 비교적 촘촘하게 깔린다. 신인상 심사 구조를 범인 추적의 장치로 끌어들이면서 사건의 무대가 단순한 호텔 내부를 넘어 일본 출판계의 시스템으로 넓어진다.

닛타의 위치 변화도 이번 권의 중요한 축이다. 경찰을 떠난 뒤 호텔 보안을 맡게 된 그는 고객의 가면을 존중해야 하는 호텔리어의 규율과 범인을 찾아내려는 수사 감각 사이에서 다시 긴장을 떠안는다. 은닉형 카메라를 둘러싼 장면처럼 보안 책임자라는 현재의 자리와 형사 시절의 판단이 부딪히는 대목도 이어진다.

이야기는 문학상 후보를 둘러싼 현재의 의혹만 좇지 않는다. 닛타의 아버지가 호텔에 나타나고, 닛타는 30년 전 자신이 겪은 '오이즈미가쿠엔 일가족 살인 사건'의 기억과도 다시 마주한다. 현재 수사와 오래된 상처를 겹쳐 놓으면서 사건의 무게를 넓히는 방식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번 작품에서 '매스커레이드 시리즈'가 이어온 호텔 군상극을 유지하면서도 문학상과 출판계를 끌어들여 배경을 바꿨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와 함께 거론되는 대표 연작 가운데서도, 닛타와 나오미 콤비가 움직이는 무대의 특성을 더 선명하게 밀어낸다.

저자는 1985년 '방과 후'로 에도가와란포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백야행' 등으로 넓은 독자층을 쌓아왔다. 이번 책은 데뷔 30주년 기념작이자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으로, 누적 판매 550만 부를 기록한 연작의 귀환이기도 하다.

△ '매스커레이드 라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432쪽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