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유산 활용상품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 간담회'. 더불어민주당 오세희·박희승 의원이 주최하고 지식재산처가 후원한 이번 간담회는 국가유산 문화상품 시장의 지식재산권 침해 실태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국가유산 굿즈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의 매출은 413억 원을 기록해 두 배가량 늘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헤리티지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전통문화 상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이면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양 대표는 지자체의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이 확대되면서 시장 플레이어가 급증했고, 그 틈을 타 중국 업체들의 복제 납품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에 납품되는 상품이 중국에서 대량 복제돼 역으로 국내에 들어오거나, 패턴을 조금 바꿔 디자인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법적 대응도 쉽지 않다. 양 대표는 “디자인권이 있어도 실질적 보호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소송까지 감당하기엔 디자인하고 제작하기도 바쁜 소상공인에게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국가유산을 왜곡한 제품까지 난무하고 있다. “한옥이 아닌 건축물에 한옥이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기업도 있었고, 인공지능(AI)을 무분별하게 활용해 정체성 없는 굿즈도 쏟아지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도 문제지만 말도 안 되는 제품으로 시장을 흐리는 것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들에도 직격탄이 됐다. 이혁 거창유기 대표는 “원천기술을 가진 업체나 작가가 지식재산(IP)을 발굴하지 못한 사이 신생업자가 카피해 상업화까지 해버려 오래된 기업들이 무너지기도 한다”며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전통 브랜드와 상표가 가진 힘을 국가적 기반에서 지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품종 굿즈 특성상 개별 등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슬기 율아트 대표는 “1500여 종의 제품을 하나하나 디자인권 등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다수 건을 한번에 등록할 수 있는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권리 확보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보격 변리사는 “디자인권만으로는 부족하고 상표권까지 함께 설정해야 침해 시 즉각 처벌이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상품을 공개하기 전에 먼저 출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재산처 관계자는 “‘어느 정도 모방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며 “디자인권 보호와 선제적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컬처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우리 국가유산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굿즈 위조상품 유통은 단순한 기업 피해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적 가치와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로, 정당한 기업의 권리를 보호하고 문화콘텐츠를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