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쓰다, 이상'은 시인 이상의 문장을 징검다리 삼아 익숙한 서울을 낯설게 다시 읽는다.
'서울을 쓰다, 이상'은 시인 이상의 문장을 징검다리 삼아 익숙한 서울을 낯설게 다시 읽는다. 저자 김명숙은 서울은 물론 다른 도시와 나라의 그림과 책까지 오가며 시와 소설, 미술을 겹쳐 놓는 방식으로 도시의 상상력과 기억을 더듬는다.
저자는 이상이 남긴 문장과 이미지, 그 문장들이 불러내는 장소 감각을 따라가며 서울을 좌표가 뚜렷한 도시이자 선이 끊긴 상상력의 지도로 함께 바라본다. 책은 익숙한 풍경을 그대로 설명하기보다 낯설게 만드는 장면에 힘을 싣는다. 서울은 "깊고, 길고, 아름답다"는 문장처럼 오래 머물수록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도시로 놓이고, 독자는 그 상징을 단숨에 해독하기보다 여러 번 돌아가며 읽게 된다.
김명숙은 이상의 시와 산문을 짚으며 겸재 정선, 고유섭, 기형도, 변종하, 서도호, 장욱진, 최재덕, 황병기 같은 이름들도 함께 불러낸다. 한 권 안에서 시와 소설, 그림과 조각이 교차하고, 서울이라는 공간은 작품 사이를 오가며 새로 쓰인다.
도시의 변화와 균열도 중요한 축이다.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느슨한 풍경 사이에 직선이 끼어든 장면, 산자락과 골목이 사람들을 모이게 하던 시간은 오늘의 서울이 어떤 변형을 거쳤는지 묻는 실마리가 된다.
책 속 장면은 동대문과 한양 성곽 같은 구체 공간에서 더 선명해진다. 동대문 위를 뛰어다니는 인물의 상상력, 숨은 계곡을 따라 떠내려가는 글자 같은 이미지는 현실의 지명과 예술의 환상이 맞물리는 지점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서울만 바라보지 않는 시선도 드러난다. 저자는 서울 밖의 도시와 다른 나라의 그림, 책을 함께 불러와 비교문학의 방식으로 서울을 우회해 읽고, 익숙한 장소를 오히려 바깥의 시선으로 되비춘다.
저자 김명숙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파리를 쓰다, 페렉', '조르쥬 페렉의 새로운 자서전적 글쓰기' 등을 펴냈다.
△ '서울을 쓰다, 이상'/ 김명숙 지음/ 184쪽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