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서로의 거리를 사랑하는 일"…시와 산문 30편의 응답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15일, 오전 10:01

[신간] '우정에 대답하는 시'

'우정에 대답하는 시'는 사랑과 우정, 만남과 헤어짐, 부재와 존재 사이를 가로지르며 우정의 여러 얼굴을 시와 산문으로 묻는다. 고명재를 비롯한 시인 15명은 각자 다른 질문을 붙잡고 우정이 남긴 거리와 애도, 다정과 결핍을 함께 꺼내 보인다.

이 책은 우정을 하나의 정답으로 묶지 않고 질문들의 집합으로 펼친다. 가장 귀한 우정이 무엇인지, 우정은 존재하는지, 끝난 뒤에는 어떤 모습이 남는지, 우정 없이도 친구가 될 수 있는지 같은 물음이 문장마다 다른 방향으로 뻗는다.

구성은 시와 산문을 짝지은 선집 형식이다. 고명재, 김이듬, 나하늘, 박규현, 백은선, 성동혁, 손미, 이기리, 이새해, 이실비, 이영주, 이원, 장수양, 조온윤, 한여진이 한 편의 시와 한 편의 산문으로 참여해 모두 30편의 글을 실었다.

이전 책 '사랑에 대답하는 시'와 짝을 이루는 흐름도 분명하다. 사랑이 일구는 의미를 살폈던 전작에서 한 걸음 옮겨 이번에는 우정이라는 더 넓고 느슨한 관계의 결을 들여다본다.

책 안의 질문들은 관계의 밝은 면만 좇지 않는다. 만남과 헤어짐, 기다림과 멀어짐, 존재와 부재가 뒤엉킨 자리에서 우정이 어떻게 지속되고 사라지는지, 또 남겨진 사람이 무엇을 감당하는지를 함께 묻는다.

여러 작품은 우정을 장면과 사물로 끌어내려 보여준다. '호떡', '완두콩이 자랄 때까지', '안내 사항', '친구의 친구' 같은 제목은 추상어 대신 구체적인 풍경을 내세우고, 그 풍경 안에서 거리와 불안, 애도와 다정이 교차하는 순간을 붙든다.

책의 중심에는 시몬 베유의 문장으로 환기되는 거리 감각이 놓여 있다. 우정은 서로 가까워지는 일만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거리를 느끼고 존중하는 일이라는 관점이 시와 산문 전반을 잇는다.

그 관점은 쓰기의 방식으로도 이어진다. 누군가 없는 자리에서 그 시간을 대신 살아보려는 태도, 지나간 관계를 다시 돌아보는 마음, 나누지 못한 인사를 끝내 붙드는 움직임이 우정을 하나의 정서가 아니라 순환하는 경험으로 바꿔 놓는다.

이 책은 우정의 아름다움만 강조하지 않는다. 다시 시작된 관계와 영영 만날 수 없는 사람, 두고 온 나와 건네지 못한 인사까지 함께 불러내며 지금 우리 곁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묻는다.

△ '우정에 대답하는 시'/ 고명재 지음/ 216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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