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벡스코 야외주차장 부지에 들어서는 제3전시장 조감도 (사진=HJ중공업)
부산시는 최근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사업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HJ중공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총사업비는 2900억원. 공사 기간은 착공 후 50개월로, 2030년 말 준공해 2031년 상반기 개장하는 게 목표다.
제3전시장이 개장하면 벡스코의 전시장과 회의실 면적은 8만㎡를 넘어선다. 서울에 있는 4개 센터(코엑스·코엑스마곡·세텍·aT센터)의 전시장과 회의실 면적을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다. 전국에서 추진 중인 전시컨벤션센터 신축·증축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는 2032년을 기준으로 벡스코는 전국 25개 센터 가운데 고양 킨텍스(33만㎡),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12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설이 된다.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으로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의 마이스 전문시설 공급면적도 10만㎡를 넘어설 전망이다. 전국 6개 권역 중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문시설 공급면적이 10만㎡를 넘는 곳은 동남권이 유일하다.
2030년 준공 예정인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3저 전체 조감도
제3전시장은 벡스코 제1전시장 광장 건너 편, 오디토리움 옆 면적 2만 4150㎡ 야외 주차장에 들어선다. 지하 1층엔 주차장, 지상 4개 층엔 총면적 1만 7672㎡ 규모의 전시홀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시홀 면적만 놓고 보면 기존 제1전시장의 약 70%, 제2전시장의 90% 수준으로, 인천 송도컨벤시아 4개 전시홀(1만 7021㎡)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아직 실시설계 전이지만 제3전시장의 주 기능은 전시장”이라며 “향후 행사 수요를 고려해 상부에 회의실을 추가하는 수직 증축 가능성을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벡스코 제3전시장 건립에 나서는 이유는 기존 제1·2전시장의 시설 가동률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연간 1200여 건에 가까운 전시·컨벤션 행사가 열리는 벡스코는 2023년을 기점으로 마이스 업계에서 사실상 포화 기준으로 보는 60% 가동률을 넘어선 상태다. 최근 3년간 평균 가동률은 63%로, 현재 운영 중인 전국 20개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70% 후반대인 서울 코엑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벡스코보다 전시장과 회의실 등 시설 규모가 2배 가까이 큰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고양 킨텍스는 지난해 가동률이 전년보다 약 13%p(포인트) 늘면서 처음 60%대를 기록했다.
벡스코의 높은 가동률은 부산의 국제회의 개최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부산은 최근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발표한 지난해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세계 1797개 도시 가운데 49위(50건)에 올랐다. 전년 대비 개최 건수가 80% 가까이 늘면서 88위였던 순위가 39계단 급상승했다. 지난해 벡스코에선 ‘세계가정의학회 아태 학술대회’를 비롯해 ‘아워오션 콘퍼런스’, ‘세계도핑방지기구 총회’ 등 1000명 이상이 참가한 대형 국제회의가 열렸다. 오는 19일엔 196개 당사국 대표단 등 3000여 명이 참가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도 열릴 예정이다.
열리는 행사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19년 1351건이던 연간 행사 건수는 지난해 13% 넘게 줄었지만, 시설 가동률은 59%에서 역대 최고인 63%로 올랐다. 기존 행사들의 규모가 커지고 대형 행사 유치가 늘어난 결과다. ‘부산모빌리티쇼’, ‘지스타’, ‘부산국제기계대전’,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 ‘마린위크’ 등 벡스코에서 열리는 전시·박람회 중 한 번에 제1·2전시장 5개 전시홀 대부분을 사용하는 대형 행사는 연간 10여 건에 달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부산시가 2035년 개항을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은 벡스코의 접근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선 전용인 신공항 개항으로 직항 노선이 늘어나면 해외로부터 접근 동선이 짧아지고, 국내선 전용으로 전환하는 김해공항은 벡스코 시설과 행사의 국내 수요를 늘리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부산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이자 명소인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와 맞먹는 마이스 복합단지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벡스코가 위치한 해운대구 센텀시티 일대는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운대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을 받은 상태다.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신공항에서 벡스코가 있는 해운대까지 환승 없이 30분대에 이동이 가능한 철도·도로망 구축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가 오는 2035년 개항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사진=부산광역시 신공항추진본부)
자칫 권역 내 중소 도시로 갈 국제행사까지 독식하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설 확충과 동시에 행사 수요를 동남권 전체로 확산하는 ‘허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봉석 경희대 교수는 “벡스코가 시설·접근성 호재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목표와 성과를 가장 먼저 글로벌화에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과를 부산 이외에 동남권 전체로 확산하고, 행사 유치를 위한 내부 경쟁을 줄이기 위해 권역 내 도시 간 타깃 행사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