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만8824명이 참여한 예스24 ‘2026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 청예가 1위에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1년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으로 데뷔한 그는 K스토리 공모전 2회 연속 최우수상,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등을 잇달아 수상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16일 ‘낭만 사랑니’의 편집을 담당한 최해경 한겨레출판 팀장은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청예는 현실적인 오피스물에 기발한 설정을 자연스럽게 결합해 읽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작가”라며 “근래 젊은 작가 가운데 작품의 스펙트럼 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서도 서사의 속도를 잃지 않는 것이 청예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현실과 초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는 전개가 캐릭터의 입체성과 이야기의 깊이를 동시에 만들어낸다”고 부연했다.
청예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장르를 선택하는 작가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더 선명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SF와 판타지 같은 상상력을 끌어온다. 독창적인 설정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장치일 뿐이다. 그 안에는 노동과 관계, 자기검열, 상처와 성장 같은 현실의 고민이 촘촘히 녹아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읽힌다. 누구나 한 번쯤 품어봤지만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감정을 끌어올린다. 대표작 ‘오렌지와 빵칼’은 이러한 작품 세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유치원 교사 오영아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작품은 ‘정서 변화 시술’이라는 SF적 설정을 끌어들여 평범한 일상을 뒤흔든다. 감정을 통제하는 기술을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착한 사람’의 기준에 질문을 던지고, 억눌렸던 분노와 욕망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소설의 매력은 기발한 설정에만 있지 않다. 선과 악을 단순히 나누지 않고 “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검열하며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소설가 강화길이 “허겁지겁 먹어치우듯 읽었다”고 평한 것처럼 장르적 재미와 묵직한 질문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낭만 사랑니’에서는 현실과 판타지의 결합이 한층 확장된다. 신입 치위생사 이시린은 환자의 사랑니를 버리러 갔다가 천상계의 존재인 수보리를 만나 소원을 거래한다. 염라와 16나한, 사랑니라는 독특한 설정이 펼쳐지지만 이야기가 향하는 곳은 의료 현장의 과잉진료와 직장 내 갑을관계, 사회 초년생의 불안 같은 현실이다.
최 팀장은 “‘낭만, 사랑니’는 청예 작가의 주 특기가 빛을 발하는 소설”이라며 “사회 초년생 치위생사의 ‘웃픈’ 현실을 토로하다 초월적 존재 염라와 10대 제자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각자의 ‘가장 중요한 과업’에 대해 골똘히 궁리하게 만드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