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푸앵카레. (출처: Ch. Wittmann, 1912,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912년 7월 17일, 파리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프랑스가 낳은 인류 역사상 마지막 보편적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인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é)가 5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평소 앓아온 혈전증으로 수술을 받은 후 갑작스러운 색전증이 발생해 끝내 숨을 거두었다. 그의 죽음은 기초 과학계뿐만 아니라 인류 지성사 전체에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손실이었다.
1854년 프랑스 낭시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푸앵카레는 어린 시절부터 경이로운 암기력과 추상적 사고 능력으로 주변을 놀라게 했다. 에콜 폴리테크닉과 파리 광업학교를 거치며 수학과 공학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1879년 파리 대학교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학문적 여정을 시작했다.
그의 학문적 업적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수학, 물리학, 천문학을 종횡무진 가로질렀다. 푸앵카레는 복소해석학에서 '자가동형함수' 이론을 창시하여 명성을 얻었고, 삼체문제(Three-Body Problem)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미분방정식의 정성적 분석법을 도입했다. 이는 훗날 현대 과학의 핵심 패러다임 중 하나인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모태가 되었다.
그는 또한 위상수학(Topology)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수학적 영토를 개척해 "3차원 구면과 단일 연결된 3차원 폐다양체는 위상기하학적으로 동등한가"라는 유명한 '푸앵카레 추측'을 남겼다. 이 난제는 100년 가까이 수많은 수학자를 괴롭히다 21세기에 이르러서야 해결됐다. 물리학에서도 아인슈타인에 앞서 상대성 원리의 수학적 기초를 닦았고, 과학철학 분야에서도 '규약주의'를 제창하며 과학적 이론의 본질을 날카롭게 통찰했다.
평생 연구에만 몰두하느라 다소 몽상가 같고 건망증이 심했던 그였으나, 학문 앞에서는 언제나 불꽃 같은 집중력을 보였다. 그가 남긴 방대한 학문적 유산은 현대 과학의 나침반이 되어 영원히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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