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수록 살이 찐다"…중년 비만의 구조를 추적하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19일, 오전 07:07

[신간] '마흔부터 생존 감량'

마흔부터 생존 감량'은 중년의 나잇살을 근 감소성 비만과 대사 붕괴의 신호로 짚는다. 김경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근육 감소, 성호르몬 감퇴, 인슐린 저항성이 겹치는 40대 이후 몸의 변화를 설명하며 체지방 감량과 근육 유지에 초점을 맞춘 실천법을 제시한다.

마흔 이후 체중 증가는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 건강의 경고라고 저자는 짚는다. 그는 중년의 몸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음식을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를 근육, 호르몬, 혈당 조절의 변화에서 찾으며 감량의 목표도 숫자보다 생존에 둔다.

중년 대사 붕괴의 경고
책은 중년 건강의 위험 신호를 수치와 사례로 풀어간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 두 명 중 한 명은 비만이고, 40대의 질환 의심 판정은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다고 짚는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나잇살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몸의 변화로 본다.

그 변화의 첫 축은 근육 감소다. 기초대사량을 떠받치는 근육이 줄면 같은 양을 먹어도 에너지 소비가 떨어지고, 남은 포도당과 지방이 몸 안에 더 쉽게 쌓인다. 저자는 이를 중년의 몸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구조조정"으로 설명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축은 성호르몬 감퇴와 인슐린 저항성이다. 성호르몬이 줄면 잉여 에너지가 피하 지방보다 내장 지방과 이소성 지방으로 이동하기 쉬워지고, 여기서 나온 염증 물질은 세포의 인슐린 작동을 흔든다. 결국 체중 증가와 혈당 문제, 장기 손상이 한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책이 붙잡는 핵심 개념은 '근 감소성 비만'이다. 저자는 중년의 나잇살을 근육 감소와 지방 재배치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로 규정하고, 이를 방치하면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만성 콩팥병 같은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본다. 대사증후군 전 단계에서도 주요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대목은 경고의 강도를 높인다.

[신간] '마흔부터 생존 감량'

식탁과 호르몬의 연결
대사 문제의 원인을 추적하는 방식도 책의 한 축이다. 2장에서는 설탕과 지방, 가공식품이 식욕을 자극하는 구조를 도파민과 지복점 개념으로 설명하고, 뇌와 장기, 호르몬이 서로 얽힌 식욕 조절 체계를 따라간다. 렙틴과 인슐린, GLP-1, 그렐린이 동시에 흔들릴 때 폭식과 체중 증가가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단백질과 염증, 혈당 변동성도 주요 개념으로 묶는다. 인간에게는 하루에 채워야 할 '목표 단백질량'이 있고, 이 기준이 차지 않으면 포만감 스위치가 쉽게 켜지지 않는다는 연구를 소개한다. 뱃살에서 흘러나오는 저강도 만성 염증과 급격한 혈당 변화, 체중의 롤러코스터는 중년의 대사를 무너뜨리는 조건으로 제시된다.

3장은 식단을 다시 짜는 방법으로 이어진다. 저녁 7시 이후 공복 시간을 확보해 오토파지 스위치를 켜는 방식, 정제 탄수화물과 알코올을 덜어내는 원칙, 채소와 단백질, 탄수화물의 순서를 조정하는 식사법이 차례로 나온다. 책은 무언가를 더 먹는 처방보다 나쁜 습관을 먼저 빼는 방식에 무게를 둔다.

저자는 단기 감량과 요요의 반복도 비판한다. 중년 다이어트의 목표는 빠른 체중 감소가 아니라 혈당의 급변을 누그러뜨리고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생존 감량'은 미용 중심 다이어트와 거리를 두는 이름으로 기능한다.

[신간] '마흔부터 생존 감량'

근육을 지키는 감량법
4장과 5장은 실천법에 집중한다. 저자는 근육을 대사의 핵심 엔진으로 두고, 저항성 운동이 근육 세포의 GLUT4를 세포막으로 이동시켜 당 대사를 돕는다고 설명한다. 주 2~3회 근육에 자극을 주는 운동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놓인다.

운동 처방은 거창하지 않다. 보폭을 10센티미터 넓혀 걷는 방법, 허벅지와 고관절, 요근을 더 쓰는 자세, 중강도 유산소 운동, 일상 속 활동량을 뜻하는 NEAT 확대가 한 묶음으로 제시된다. 직장과 집에서 움직임을 늘리는 생활 습관도 중년 대사의 최후 방어선으로 본다.

책은 중년을 대사 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규정한다. 노년기에 들어선 뒤 무리한 감량은 근육 감소와 미세 영양소 부족, 콩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응 시점이 늦어질수록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중년에 몸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반복해서 배치되는 이유다.

소득 상위 20%의 비만 유병률 31%, 소득 하위 20%의 비만 유병률 38%라는 수치도 책의 시야를 넓힌다. 비만을 개인 의지의 실패가 아니라 환경과 습관, 사회적 조건이 겹친 결과로 읽는 관점이다. 중년기 신체 활동이 치매와 사망 위험을 낮췄다는 장기 추적 연구도 실천의 근거로 들어간다.

김경곤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 내과계 진료부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 비만 치료 분야에서 약물 치료와 비만·대사수술 후 관리에 참여해왔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오세아니아비만학회 회장 경력과 비만대사연구학술지 창간, 비만 진료지침 개정 작업 등도 책의 배경으로 놓인다.

책 말미에는 4주 감량 프로그램과 '생존 감량 실천 노트'가 붙는다. '마흔부터 생존 감량'은 중년의 체중 문제를 생활 습관 교정 차원을 넘어 대사 회복의 과제로 다시 묻는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감각을 질병의 전조로 읽고 대응 시점을 앞당기라는 제안이 이 책의 결론이다.

△ '마흔부터 생존 감량'/ 김경곤 지음/ 280쪽

[신간] '마흔부터 생존 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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