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플랫폼’ 벗는 무신사…29CM와 여성 패션 거래액 2조 도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7월 20일, 오전 09:29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남성 패션 플랫폼 이미지가 강했던 무신사가 29CM와의 역할 분담 전략으로 여성 패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9CM가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 팬덤을 만들면 무신사가 대규모 고객 기반과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브랜드의 외형 성장을 이끄는 방식이다.

무신사·29CM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 AI 이미지. (사진=ChatGPT 생성 이미지)
무신사·29CM를 이용하는 여성 고객 AI 이미지. (사진=ChatGPT 생성 이미지)
20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29CM의 올해 상반기 여성 패션·잡화 합산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 1조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29CM의 여성 패션 거래액은 29% 증가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재 성장세가 가을·겨울 성수기까지 이어질 경우 두 플랫폼의 연간 여성 패션 거래액은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무신사가 남성 중심 패션 플랫폼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여성 패션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성장세는 무신사와 29CM가 서로 다른 고객층과 브랜드군을 공략한 결과로 풀이된다. 무신사는 20대가 선호하는 트렌드·캐주얼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29CM는 20·30대 여성 고객을 겨냥한 디자이너 브랜드와 감도 높은 상품 큐레이션에 강점을 두고 있다. 두 플랫폼의 상위 100개 브랜드 가운데 양쪽 순위에 동시에 포함된 브랜드는 23개 정도다. 두 플랫폼 모두 여성 패션 시장을 공략하면서도 고객 취향과 브랜드 구성을 달리해 서로의 영역을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신진 브랜드의 성장 경로로도 이어지고 있다. 29CM에서 먼저 인지도를 높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한 뒤 무신사로 판매 채널을 넓혀 거래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다.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유라고’와 ‘기호’가 대표적이다. 두 브랜드는 29CM에서 팬덤을 확보한 뒤 무신사로 판매를 확대했고, 올해 상반기 무신사 거래액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여성 고객과 브랜드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무신사 오프라인 스토어는 상품을 직접 입어보고 경험하려는 수요를 끌어들이는 접점 역할을 한다. 올해 상반기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구매 고객 가운데 20대 비중은 약 60%였고, 여성 패션을 중심으로 구성한 무신사 스토어 성수에서는 여성 고객이 전체 구매자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브랜드 성장 지원은 판매 채널을 넘어 물류로도 확대되고 있다. 무신사는 현재 입점 브랜드에 제공하는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를 올해 4분기부터 29CM 입점 여성 패션 브랜드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29CM에서 판매량을 키운 브랜드가 상품 보관과 출고 부담을 줄이고, 무신사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더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오프라인과 해외 판로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12월 이후 주요 상권에 7개 이상의 편집숍을 열어 여성 브랜드의 오프라인 판로를 넓혔다.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국내에서 성장한 여성 브랜드의 해외 판매도 지원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와 29CM의 서로 다른 고객 전략과 브랜드 지원 인프라를 활용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K패션 브랜드가 늘어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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