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창단한 고블린파티는 연극성과 놀이성을 바탕으로 동시대의 일상을 자신들만의 무대 언어로 풀어내왔다. 이번 작품에서 우비를 입고 짐을 옮기고, 텐트를 세우고, 장작을 나르는 소소한 행위는 단순한 생활의 재현이 아니다. 고블린파티는 사물의 물성과 생활의 소리를 신체의 파동과 결합해 시간이 관계에 스며드는 과정을 춤으로 빚어낸다.
공연은 우비를 입은 두 사람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품은 채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 시작된다. 우비는 비를 피해 몸을 감추는 의상이 아니라 움직임을 촉발하는 또 하나의 신체가 된다. 몸과 우비가 맞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마찰음은 리듬으로 번지고, 움직임의 방향은 소리를 따라 흘러간다. 부피감 있는 우비와 시야를 가리는 모자는 부부 사이의 거리를 자연스럽게 가시화한다. 하지만 안무는 감정을 설명하거나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몸의 질감과 리듬만으로 두 사람 사이에 남겨진 미세한 틈과, 오랜 시간을 지나며 말보다 먼저 반응하게 된 관계의 결을 섬세한 움직임으로 포착한다.
무용극 ‘Boo Boo’의 한 장면(사진=장재훈 사진작가).
무용극 ‘Boo Boo’의 한 장면(사진=장재훈 사진작가).
차곡차곡 쌓이던 장작은 어느 순간 던져지고 흩어지며, 삶이 질서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환기한다. 장작이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울려 퍼지는 둔탁한 파열음과 예측할 수 없는 궤적은 관객에게 긴장을 불러일으키며, 일상의 반복과 우연, 불안이 공존하는 삶의 감각을 상기시킨다. 마지막 텐트 안으로 사라진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공간에 기척과 들썩임만을 남긴다. 그 여운은 저마다의 삶 속 보이지 않는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어긋나던 두 사람은 어느새 같은 공간에서 한 방향을 향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함께 살아내 온 시간을 조용히 증명한다.
무용극 ‘Boo Boo’의 한 장면(사진=장재훈 사진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