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앞서 17일 245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1국을 내줬던 신 9단은 2·3국을 연달아 이겨 최종 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이번 대결은 2016년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당시만 해도 인간이 AI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기에 전 세계 2억여 명이 숨죽여 지켜본 대결에서 이 9단이 패배(1승 4패)하자 바둑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 9단은 알파고와 핸디캡 없이 호선으로 맞붙었지만, 이번엔 입장이 바뀌었다.
신 9단에게 제한시간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를, 카타고에는 제한시간 없이 매 수 20초 이내 착수를 적용한 2점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1국에서는 신 9단이 인공지능의 신수로 흔들리며 완패했다. 그러나 2국에서는 대형정석에 이은 중앙 전투에서 밀리지 않으며 4집 반을 이겼고, 3번째 대국에서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2승 1패로 대회를 마쳤다.
바둑 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의 두 점 접바둑 3번기 첫 대국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바둑 AI는 그래픽카드의 품질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데, 카타고는 이번 대국을 위해 RTX 3090 그래픽카드 4장을 병렬 연결한 전용 시스템에서 가동됐다.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연산 환경이었는데 신 9단이 이를 누른 것이다.
이로써 신 9단은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이었지만 AI와 공식 대국에서 처음으로 승리한 인간이 됐다.
홍민표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에 따르면, 현재 세계 초일류 기사가 인공지능과 대국하면 큰 실수가 없어도 한 수에 0.3집씩 격차가 발생한다. 10수만 진행해도 3집 차이가 나고 100수를 두면 30집이 벌어진다. 신 9단만 유일하게 0.2집 차이를 보인다. 신 9단이 자타 공인 세계 최강이자 ‘신공지능’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더욱이 신 9단이 상대한 카타고는 최상위 등급의 바둑 인공지능이다. 20초 안에 2만6000개의 경우의 수를 연산한다. 하여 신 9단이 선택한 두 점 접바둑과 제한시간 5시간의 규칙은 사실상 혜택이라고 보기 어려운 셈이다.
자국 바둑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중국 조차 신 9단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이세돌 이후 인간이 AI를 이긴 건 신 9단이 처음이다. 아무도 이길 수 없던 카타고를 이긴 전례 없는 업적을 달성했다”고 추켜세웠다.
또 “신 9단의 승리는 최고 수준의 지적 경쟁에서도 인간이 돌파구를 찾아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멋진 경기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역사적인 승리를 거둔 신 9단은 대국당 5000만 원씩 총 1억 5000만 원의 대국료, 1승당 5000만 원 승리 수당으로 총 1억원, 2승 부상으로 고급세단 제네시스 G90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