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걷느냐고요?…그냥 그리워서요"…산티아고 순례길 800km을 두번 걷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22일, 오전 09:01

[신간] '산티아고, 천천히 걷겠습니다'

'산티아고, 천천히 걷겠습니다'는 두 차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부부의 여정을 따라 800km 프랑스길과 그 길 위의 질문을 붙든다. 저자 김미나는 일정 짜기부터 준비물, 숙소, 음식, 짐 배달 서비스까지 순례에 필요한 현지 정보와 길에서 마주한 감정의 변화를 함께 엮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시 찾는 이유는 뚜렷한 해답보다 그리움에 가깝다. 이 책은 "왜 또 걷느냐고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리워서요"라는 문장으로 그 감정을 끌어올린다. 길 끝의 결론보다 길 위에서 계속 걷게 하는 마음이 먼저 놓인다.

출발점에는 삶의 방향을 찾고 싶었던 첫 번째 까미노가 있고, 다시 길에 오른 자리에는 그 길이 그리웠던 두 번째 까미노가 있다. 젊은 부부가 배낭 하나를 메고 스페인으로 향하는 과정은 순례를 결심한 이유와 다시 돌아간 이유를 나란히 보여준다. 같은 길을 두 번 걷는 서사는 여행기가 아니라 반복해서 되새기는 기록에 가깝다.

여정은 약 800km, 40일 동안 이어진다. 메세타 평원과 비를 맞으며 넘은 산길, 작은 마을의 알베르게, 길 위에서 만난 순례자들, 따뜻한 식사와 소박한 휴식이 이어지며 하루하루의 장면을 채운다.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 닿기까지의 풍경이 현지 감각과 함께 쌓인다.

실용 정보도 책의 한 축이다. 순례길 경로를 짚고, 준비물과 숙소, 음식, 알베르게 생활, 짐 배달 서비스 같은 요소를 함께 다룬다. 배낭은 본인 체중의 10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는 조언과 생장피에드포드 순례자 사무소의 저울처럼 실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정보도 담았다.

구성은 프롤로그와 '떠나기 전에', 순례길 경로를 거쳐 0일 차부터 36일 차까지 이어진다. '800km를 걷는 이유', '길 위에서 지켜야 할 규칙', '산티아고까지 100km', '드디어, 산티아고'처럼 날짜와 장면을 따라가며 길의 리듬을 세분한다. 여정이 끝난 뒤에는 여행할 때 유용한 팁과 에필로그까지 붙였다.

책이 오래 붙드는 대목은 거창한 깨달음보다 하루를 무사히 걸어내는 감각이다. 잘 먹고 잘 자는 일, 쉬어 갈 때 쉬고 돌아갈 때 돌아가는 일이 순례의 문장으로 이어진다. 남들보다 빨리 가는 것보다 끝까지 걸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반복해서 떠오른다.

김미나가 글을 쓰고 박문규가 사진을 맡았다. 첫날 밤의 불안, 다시 생장으로 가는 기차 안의 데자뷔, 산티아고를 눈앞에 둔 벅찬 감정이 교차하며 개인의 체험과 현지 기록을 함께 밀고 나간다.

△ '산티아고, 천천히 걷겠습니다'/ 김미나 지음/ 280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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