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시간을 더듬다…새 번역으로 옮긴 로렌 아이즐리의 첫 산문집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22일, 오전 09:01

[신간] '광대한 여정'

'광대한 여정'은 생명의 기원과 인류 진화를 따라가며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묻는다. 저자 로렌 아이즐리는 화석과 심해, 씨앗과 새 같은 장면을 끌어와 과학적 사실과 개인적 성찰을 한 흐름으로 엮는다.

아이즐리 광막한 우주와 오랜 지질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자리를 다시 세운다. 생명의 역사와 진화의 과정은 단순한 지식 정리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기원을 바라보는 방식까지 흔드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책은 1957년 발간된 로렌 아이즐리의 첫 에세이집을 새롭게 옮긴 판본이다. 2005년 출간된 '광대한 여행'을 다시 번역한 책으로, 제목도 '광대한 여정'으로 바꿔 내놓았다.

아이즐리는 생명의 기원을 설명할 때 추상적 개념에 머물지 않는다. 머리뼈 화석을 파내는 장면에서 시작해 물속 생명의 움직임, 개구리의 눈, 종자의 비밀 같은 대상을 따라가며 진화의 시간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책의 구성도 생명의 역사와 인간의 형성을 따라 넓게 펼쳐진다. '갈라진 틈', '심해', '꽃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가', '필트다운인의 진실', '미래의 인간' 같은 장들은 화석과 식물, 영장류, 인간 사회를 잇는 방식으로 배치돼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선은 인간 사회와 문화로 옮겨간다. 인간을 "꿈의 동물"로 부르며 본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회적 뇌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질서를 함께 짚고, 인간이 만든 신념과 관습이 어떤 힘과 한계를 지니는지도 살핀다.

책 곳곳에는 통념을 뒤집는 문장도 있다. 인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더 커진 뇌보다 사회적 확장과 축적된 기억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문명이 남긴 지식과 공동체의 성격이 앞으로의 인간상을 가른다고 본다.

로렌 아이즐리는 인류학자이자 과학 에세이스트로 알려져 있다. '광대한 여정'이 남기는 핵심은 진화의 역사가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명의 긴 시간을 따라가며 인간의 현재를 다시 보게 하고,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되묻게 한다.

△ '광대한 여정'/ 로렌 아이즐리 지음/ 조은영 옮김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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