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머리가 될지언정"…사마천 '사기'에서 건진 설득의 말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22일, 오전 09:01

[신간] '사마천 사기, 전략적 설득의 말'

'사마천 사기 전략적 설득의 말'은 춘추전국시대 유세가들의 언어를 오늘의 비즈니스와 조직 현장으로 끌어와 설득의 구조를 다시 묻는다. 저자 류신은 '사기' 속 사례를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의 틀로 묶어 말재주보다 판을 짜는 설계와 태도의 무게에 초점을 맞춘다.

누군가를 설득하지 못하면 기획이 묻히고, 결정을 끌어내지 못하면 관계의 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을 이 책은 먼저 겨눈다. 저자는 오늘의 비즈니스와 조직 사회를 춘추전국시대 못지않은 '총성 없는 전쟁터'로 놓고, 설득을 말솜씨가 아닌 생존과 주도권의 문제로 다룬다.

출발점은 사마천의 '사기'다. 류신은 군주와 책사, 유세가가 맞붙던 장면을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의 틀로 다시 읽으며 설계(Logos), 심리(Pathos), 태도(Ethos)를 축으로 언어 전략을 풀어낸다.

책은 네 갈래로 짜였다. 1장 '설계'에서 상대가 거절하기 어려운 판을 어떻게 짜는지 살피고, 2장 '심리'에서는 자존심과 두려움, 욕망이 판단에 끼어드는 순간을 좇는다. 3장 '태도'와 4장 '관계'는 말의 신뢰와 사람을 얻는 기술을 묶으며 32가지 승리 패턴으로 이어간다.

대표 장면으로는 소진의 계구우후가 나온다. 한나라 선왕 앞에서 던진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는 말은 속담 인용이 아니라 패배주의를 주체적 선택의 문제로 뒤집는 프레임 전환으로 읽힌다.

곽외의 '매사마골' 고사도 설득의 구조를 설명하는 사례다. 죽은 천리마의 뼈를 먼저 사는 행동으로 인재를 부르는 신호를 만들고, 그 신호가 악의와 추연, 극신 같은 인물의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서사를 통해 말보다 조건과 순서가 먼저라는 점을 보여준다.

평원군을 움직인 이동의 간언, 맹상군을 위해 '세 개의 굴'을 설계한 풍훤의 사례는 심리와 태도가 어떻게 결합하는지로 이어진다. 말뿐인 위로나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희생, 담력, 사전 설계 같은 행동이 설득의 무게를 만든다는 것이 책이 반복해서 짚는 대목이다.

저자 류신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중국 고대 산문을 공부했고, '사기' 속 유세가들의 말과 글을 수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사마천 사기 전략적 설득의 말'/ 류신 지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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