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쓸데없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22일, 오전 09:01

[신간] '일 안 하기의 기술'

'일 안 하기의 기술'은 일을 빨리 끝내도 곧 새 일이 밀려드는 직장인의 역설을 짚으며 불필요한 업무를 덜어내는 습관을 제안한다. 저자 나카무라 가즈야는 데이터와 연구를 바탕으로 생각, 작업, 메일, 실수까지 줄이는 방법을 6장에 걸쳐 풀어낸다.

일을 잘할수록 더 많은 일을 떠맡게 되고, 빨리 끝낸 업무 뒤에는 다음 일이 기다린다는 문제의식이 책의 출발점이다. 책은 바쁨을 개인의 유능함이나 성실함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끝없이 불어나는 일의 구조를 먼저 보라고 요구한다.

저자는 일정이 빽빽한 상태를 이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를 함께 제시하며, 생산성 향상의 목표를 속도보다 여백으로 옮겨야 한다는 관점을 세운다.

빠르게보다 줄이기
이 관점은 1장에서 왜 일을 줄여야 하는지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바쁜 이유는 단순히 업무량 때문만이 아니라 바쁠수록 더 의미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인식과도 맞물려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그 통념을 먼저 걷어낸다.

2장에서는 쓸데없는 생각을 줄이는 방법을 다룬다. 생각은 그대로 두면 더 복잡해진다는 전제 아래, 글로 적어 밖으로 꺼내고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는 방식을 제안한다.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함께 가르는 방식도 여기서 나온다.

고민 자체가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순간을 구분하라는 대목도 눈에 띈다. 저자는 지금 가진 지식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억지로 붙잡기보다 생각을 멈추고 새로운 관점이 떠오를 틈을 남겨야 한다고 말한다.

3장은 작업을 줄이는 단계로 넘어간다. 스스로 희생해 일을 떠안지 않는 태도,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먼저 찾는 습관, 할 일을 여섯 가지로 좁히는 원칙이 이 장의 중심을 이룬다.

연락과 차례를 덜어내는 법
업무를 '공을 누가 들고 있느냐'의 문제로 설명하는 4장은 일의 흐름을 다르게 보게 한다. 상사에게 결과물을 넘겨 확인을 요청하면 공이 다시 상사 쪽으로 넘어간다는 식의 비유를 통해, 누가 다음 행동의 책임을 지는지 분명히 보라고 한다.

이 장은 스스로 공을 늘리지 않는 태도와 '몰라서' 오래 붙들고 고민하지 않는 습관도 함께 다룬다. 일이 막혔을 때 혼자 시간을 소모하기보다 질문하고 넘겨야 할 지점을 빨리 판단하라는 주문이다.

3장과 4장을 잇는 대목에서는 부탁하는 방식도 중요한 기술로 다뤄진다. 책은 현재의 이익을 더 크게 보는 '가치 폄하 효과'를 언급하며, 요청의 저항감과 불쾌감을 낮추는 전달 방식이 일을 줄이는 데도 연결된다고 본다.

5장에서는 메일을 줄이는 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메일 주고받는 횟수와 확인 횟수를 줄이고, 상황에 맞는 소통 수단을 고르며, 개인 메일 주소 폐지 같은 극단적 선택까지 검토한다.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회신하는 원칙도 이 장에 포함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엘리자베스 던 교수 연구팀의 사례는 메일 확인을 하루 3번으로 제한했을 때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는 결과를 제시한다. 책은 업무 연락을 줄이는 일이 단지 시간을 아끼는 문제가 아니라 행복도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신간] '일 안 하기의 기술'

실수와 시스템까지 시야 확장
마지막 축은 실수 줄이기다. 책은 실수가 생길 때마다 여러 사람이 확인하는 방식이 손쉽게 남발된다고 지적한다. 인력을 더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근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6장을 이끈다.

이 대목에서 실수는 개인의 부주의보다 시스템의 문제에 가깝게 다뤄진다. 다각도 검토법과 확인 질문, 일을 빠뜨리지 않고 쪼개 나열하는 방식, 프로젝트 관리 지식 체계 같은 방법이 개인이 시도할 수 있는 대응으로 제시된다.

책이 겨냥하는 지점은 단순한 시간 관리서와 다르다. AI가 빠른 처리의 도구가 된 시대일수록 무엇을 더 빨리 할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가르는 판단이 중요해졌다는 문제의식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저자 나카무라 가즈야는 일본생명보험에서 데이터 분석 업무를 맡은 뒤 데이터 과학 교육 종합 연구소장과 특별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해왔다.

결국 이 책은 더 많은 일을 해내는 법보다 덜어낼 일을 가려내는 법을 묻는다. 번아웃과 조용한 사직이 일상어가 된 환경에서, 남는 시간을 성과와 행복의 조건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

△ '일 안 하기의 기술'/ 나카무라 가즈야 지음/ 김수빈 옮김/ 224쪽

[신간] '일 안 하기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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