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늘도 냠냠냠 4'
'오늘도 냠냠냠 4'는 서울 바깥으로 시선을 넓혀 고양·인천·춘천·청주·대전의 오래된 식당과 그곳의 대표 음식을 따라간다. 저자 조경규는 막국수와 빵, 호떡 같은 익숙한 메뉴가 지역의 기억과 단골의 시간을 어떻게 품는지 만화와 사진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초점은 새로 뜬 맛집이 아니라 오래 남은 식당이다. 무대도 서울 안쪽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도시로 넓어지면서, 지역 이름 앞에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어떻게 한 권의 만화 속 장면으로 옮겨지는지 보여준다.
[신간] '오늘도 냠냠냠 4'
넓어진 단골 지도…춘천 샘밭막국수, 인천 청실홍실, 일산칼국수
목차는 54화부터 70화까지 이어진다. 춘천 샘밭막국수와 함지 레스토랑, 인천 청실홍실, 고양 전민규의 황제누룽지탕과 일산칼국수, 대전 성심당과 숯골원냉면, 청주 쫄쫄호떡까지 17곳이 한 권에 묶였다.
책은 도시를 먼저 세우고 그 뒤에 음식을 붙인다. 춘천에는 막국수와 비후가스가, 인천에는 모밀국수와 통만두가, 고양에는 해물누룽지탕과 닭칼국수가 놓인다. 한 지역을 한 가지 맛으로 단순화하기보다, 도시마다 겹겹의 식탁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배열이다.
춘천 편에서는 샘밭막국수가 중심 장면으로 나온다. 양념을 앞세우기보다 메밀국수 본연의 맛과 향, 질감을 살린다는 설명이 붙고, 도심에서 떨어진 한적한 위치까지 함께 묶이며 한 그릇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같은 춘천의 함지 레스토랑, 인천의 청실홍실, 고양의 전민규의 황제누룽지탕과 일산칼국수는 이 책의 폭을 넓히는 사례다. 면과 만두, 누룽지탕과 칼국수처럼 서로 다른 메뉴가 한 권 안에서 이어지면서 지역의 일상식이 어떤 결로 남는지 보여준다.
[신간] '오늘도 냠냠냠 4'
지역 이름 앞에 놓인 음식들…기다리지 않던 곳이 이제는 한 시간 대기가 기본
대전을 다루는 대목에서는 성심당이 상징처럼 배치된다. 예전에는 기다리지 않고 빵을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 시간 대기가 기본이라는 변화가 제시되고, 대전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손에 들린 쇼핑백이 한 도시의 풍경처럼 읽힌다.
청주의 쫄쫄호떡은 더 구체적인 장면으로 들어간다. 설탕이 겉으로 배어 나와 함께 익는 호떡의 식감, 가게 안에서 즉석떡볶이를 함께 먹는 방식이 붙으며 지역 음식의 조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춘천 막국수를 설명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비빔장을 넣으면 비빔면이 되고 동치미 국물을 더하면 물막국수가 된다는 서술은 음식의 맛만이 아니라 먹는 방식의 유연함까지 기록한다.
이처럼 책은 전국 맛집을 목록으로 늘어놓지 않는다. 한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 그 음식을 먹는 방식, 그 공간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를 묶어 짧은 화 단위로 배치한다.
[신간] '오늘도 냠냠냠 4'
노포를 기록하는 방식…오래된 식당은 저절로 남지 않는다
이 책에서 반복되는 문제의식은 오래된 식당이 저절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름난 맛집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기회가 될 때마다 찾아가 먹는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책 전체를 받치고 있다.
그래서 '도 냠냠냠 4'는 단순한 미식 안내서보다 기록물의 성격이 짙다. 유행을 좇는 대신 오래 버틴 가게를 다시 불러내고, 그 식당이 한 지역의 기억 속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확인하는 데 무게를 둔다.
형식도 이런 성격과 맞물린다. 조경규가 글과 그림을 맡고 방현선이 사진을 더해 만화의 리듬과 음식의 실제 질감을 함께 붙든다. 만화로 읽히는 장면과 사진으로 확인되는 표정이 겹치면서 책의 이동 경로가 또렷해진다.
저자 조경규는 '오무라이스 잼잼'으로 알려진 만화가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고,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뒤 만화 작업을 이어왔다. '차이니즈봉봉클럽'과 '도 냠냠냠' 시리즈도 같은 궤적 위에 놓여 있다.
'도 냠냠냠 4'가 남기는 것은 음식 이름의 나열보다 지역과 식당을 함께 기억하는 방식이다. 춘천의 막국수, 대전의 빵, 청주의 호떡처럼 도시와 메뉴를 맞물려 놓으면서 오래된 식당이 한 지역의 시간과 어떻게 엮이는지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은 무엇을 먹을지보다 무엇이 오래 남는지를 묻는다. 서울 밖 여러 도시의 식당을 따라가며, 한 끼의 취향이 아니라 반복해 찾아간 자리의 축적이 지역의 맛을 만든다는 사실을 끝까지 붙든다.
△ '오늘도 냠냠냠 4'/ 조경규 글·그림, 방현선 사진/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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