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한 단층주택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남성 박민철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그의 실종된 어머니와 수상한 생명보험,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주변 인물들의 욕망과 비밀이 뒤엉키면서 단순 추락사로 보였던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번져간다.
초등학교 교사 김은아는 옛 제자인 고등학생 박소연과 함께 살고 있다. 소연은 친부 박민철에게 오랫동안 폭력과 학대를 당해왔으며, 자신을 돌보던 할머니마저 갑자기 사라진 뒤 은아의 보호를 받아왔다.
사건을 담당한 형사 장경준은 수사를 위해 은아를 찾아온다.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은아는 재기발랄한 추리로 사건에 개입하고, 두 사람은 이웃집에서 벌어진 데이트 폭력 사건을 함께 해결하면서 점차 서로에게 끌린다. 하지만 은아가 감춰온 어두운 과거가 드러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와 사건의 진실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제목에 등장하는 ‘자력 구제’는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거나 회복하기 위해 국가기관의 도움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힘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는 법률 용어다. 소설은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면서도 법과 제도의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가해자에게 직접 맞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파고든다.
냉소적인 자학 유머와 서술 트릭을 활용한 1인칭 문체로 가볍고 빠르게 읽히지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무겁다. 저자는 법이 구원하지 못한 약자의 마지막 반격까지 단순한 범죄나 사적 보복으로만 볼 수 있는지를 묻는다.
황금드래곤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작품에 대해 “안정적이고 몰입도가 높으며 입체감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평론가 김봉석은 “필력이 대단하고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을 탁월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