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갯벌, 지평 넓어졌다"…유네스코 세계유산 2단계 확대 등재(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7월 25일, 오후 12:58

고흥 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우리나라 해안을 따라 넓게 펼쳐진 연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영역을 대폭 넓혔다.

25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본회의에서는 전 세계 196개 협약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갯벌' 영역을 대폭 넓히는 안건이 최종 승인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 생물 보전을 위한 핵심 서식지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했다"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거점이자 다양한 해양 생태계의 터전으로서 그 뛰어난 자연유산적 가치가 높다"고 등재 확대 승인 이유를 밝혔다.

25일, 허민 국가유산청장(왼쪽)과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한국의 갯벌 2단계 등재 최종 승인 직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6.07.25. © 뉴스1 김정한 기자

등재 직후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한국 갯벌의 2단계 확장 등재 결정을 채택해 준 세계유산위원회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관계자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이번 등재는 위기종 이동철새들의 서식지이자 탁월한 생물다양성을 지닌 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갯벌은 한국만의 자산이 아닌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보전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라며 "약속한 보전 및 관리 추천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고 local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이 위대한 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안전하게 물려줄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대한민국 해양 생태계의 보석인 서산 가로림만, 여수, 고흥 갯벌이 세계가 함께 지켜야 할 위대한 유산으로 인정받았다"며 "오랜 세월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삼으며 온전하게 지켜온 지역 주민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등재는 단순한 기쁨을 넘어 소중한 자산을 후대에 물려줘야 할 엄중한 책무의 시작"이라며 "지자체 간의 단단한 연대를 바탕으로 충남과 대한민국 연안이 해양 생태 보전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안 함애만 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이번 결정은 지난 2021년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던 우리 갯벌에 추가로 네 곳의 구역을 더하는 경계 변경 조치다. 새롭게 합류한 지역은 여수, 고흥, 무안, 서산 갯벌이다.

고흥 갯벌은 득량만과 여자만 일대에 넓게 형성된 청정 연안 갯벌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생태계 환경을 바탕으로 꼬막, 낙지, 바지락 등 고품질 수산 자원의 주요 생산지 역할을 한다. 갯벌 주변으로 넓게 퍼진 갈대밭과 염습지는 연안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해 준다. 도요·물떼새류를 비롯한 수많은 유망 철새들에게 풍부한 먹이와 안정적인 서식처를 제공한다.

무안 갯벌은 2001년 국내 최초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연안 습지다. 원형이 잘 보존된 모래 및 뻘 갯벌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지형학적 가치가 높다.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등 법정 보호종과 수많은 저서생물이 살아가고 있다. 멸종위기종 알락꼬리마도요의 핵심 기착지이다. 벌의 보존과 생태 교육을 종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생태 센터가 조성되어 있다.

서산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서산 갯벌은 가로림만 동쪽에 형성된 서해안의 대표적 반폐쇄성 갯벌이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유일 내륙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등 수많은 희귀 철새가 찾아오며 관찰되는 조류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다. 감태, 바지락 등 수산 자원이 풍부하여 해양 생태계 보존 가치와 생산성이 모두 뛰어난 지역이다.

여수 갯벌은 여자만 해역에 발달한 대표적인 내만형 갯벌이다.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선과 풍부한 유기물 덕분에 생물 다양성이 매우 뛰어나다. 갯벌 노을 명소로 잘 알려진 와온해변 일대를 포함하며, 짱뚱어, 칠게, 바지락 등 다양한 대형저서동물이 대량 서식한다. 또한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 철새들의 중요한 기착지이자 휴식처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기존에 지정됐던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에 더해 총 6개의 주요 구역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연속 유산 체계를 완성했다. 서해안과 남해안을 잇는 생태 네트워크가 한층 단단해진 셈이다.

여수갯벌((재)한국의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제공)

세계유산위원회가 이번 확장 등재를 결정한 배경에는 우리 갯벌이 가진 독보적인 생태적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유네스코는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생물 다양성을 지켜내는 데 있어 우리 갯벌이 결정적인 구실을 한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에서 대양주를 오가는 수많은 먼길 철새들에게는 반드시 거쳐야 할 생명의 쉼터이며, 해양 생물들에게는 안락한 터전이 되어준다는 점이 크게 인정받았다.

이번 성과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지난 1차 등재 당시 유네스코는 갯벌의 보전 가치를 더욱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대상 지역을 늘릴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정부 기관과 각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몇 년간 꾸준히 힘을 모았다. 보호 구역을 확대 정비하고 국제자연보전연맹의 까다로운 심사 기준에 맞추어 보존 체계를 개편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와 지자체는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손을 잡고 확대된 갯벌 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며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이병현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26.7.25 © 뉴스1 김정한 기자

한편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및 이 두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 등 세 개 부문으로 나뉜다.

이번 확장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도 함께 높아졌다. 현재 한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 중이다. 1995년 석굴암·불국사 이후 해인사 장경판전(1995년), 종묘(1995년), 창덕궁(1997년), 화성(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 역사 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한국의 서원(2019년), 가야고분(2023년), '반구천의 암각화'(2025) 등 총 15건의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에 등재시켰다. 또한 자연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한국의 갯벌(2021년)도 세계 문화에 포함됐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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