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사진=연합뉴스).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모은 건 차인표다. 20대 시절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그가 무대 위 키팅 선생이 돼 건네는 대사들은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를 모았다.
차인표는 특유의 위트와 진중함을 오가며 작품의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했다. 그가 만난 학생들은 학교가 강요하는 ‘전통·명예·규율·일류’라는 가치 아래 꿈을 억누른 채 살아간다. 첫 수업에서 그가 칠판 가득 써내려간 글자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이었다. 이 한마디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이자, 학생들에게 전하는 삶의 태도다.
작품의 진정한 힘은 시구를 통해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데 있다. 특히 인생을 ‘시’에 비유한 대목이 오래 남는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시를 가지고 태어나. 어떤 사람은 시를 틔우지도 못하고 죽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시를 피워 열매를 맺지. 너희는 인생에 어떤 시를 쓰게 될까.” 차인표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이 질문은 관객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이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라”며 책상 위에 올라서는 장면은 작품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작품의 또 다른 주역은 7명의 학생 배우들이다. 엄격한 규율 속에서 마침내 자기 안의 목소리를 찾아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은 연극의 감동 포인트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사를 준비하던 ‘닐 페리’가 진정한 꿈을 찾아 연극에 도전하는 서사가 중심을 잡는다. 개학식과 장면 전환마다 노래와 안무를 더한 연출은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경쾌한 리듬감이 공연을 지루할 틈 없이 이끌었다.
가장 묵직한 울림을 주는 대목은 단연 마지막 순간이다. 떠나는 키팅 선생을 향해 “오 캡틴, 나의 캡틴!”을 외치며 책상 위로 올라서는 학생들. 이는 단순한 배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영화의 명장면은 무대 위에서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았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의 발걸음에 여운이 남는 건 극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때문이다. 비밀 동아리에서 언급되던 ‘죽은 시인들’은 더 이상 오늘을 살 수 없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순간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작품은 언젠가 찾아올 죽음 앞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일깨운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한 장면(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