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해야 할까요?'를 주제로 모두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모두의 토론회는 국민과 전문가가 정책 현안을 토론하고 숙의를 거쳐 정책 결정에 의견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을 통해 선정된 국민 200명이 참여했다. 2026.7.26 © 뉴스1 이광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놓고 연 첫 '모두의 토론회'에서 한글 현판을 추가하지 않고도 전시·행사·디지털 콘텐츠로 한글 가치를 알릴 수 있다는 의견이 155명으로 집계됐다.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한글을 함께 표기하면 문화유산 가치와 한글의 상징성을 함께 살릴 수 있다는 문항에는 긍정 105명, 부정 101명이 응답했다. 현재 한자 현판도 역사적 복원 결과로 존중해야 한다는 데에는 185명이 동의했다.
지난 26일 열린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한 국민 200여 명과 문화유산·역사·한글·도시경관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전문가 발제와 소그룹 토론, 패널 토론을 거쳐 현장 투표로 의견을 냈다.
찬성 측은 기존 한자 현판을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 현판을 추가해 광화문의 역사성과 현재의 국가 정체성을 함께 담자는 입장을 폈다.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한글 현판 병기는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측은 현판 추가가 광화문의 건축적 중심과 원형을 바꾸는 중첩적 개입이라고 봤다.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국가유산관리학과 교수는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싶다는 취지가 문화유산의 형상을 변경할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한글 현판을 별도로 달지 않는 대안으로 전시와 해설, 교육, 디지털 안내 콘텐츠를 거론했다. 드론쇼와 LED, 미디어파사드, 광화문 후면 설치, 한시적 설치 방안도 제안됐다.
한편, 광화문 현판은 여러 차례 모습을 바꿨다. 1968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설치됐고, 2010년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현재 현판은 고증을 거쳐 2023년 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로 다시 설치됐다.
한글 현판 병기 논의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월 기존 한자 현판 아래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보고하면서 본격화했다. 문체부와 행안부는 토론회와 설문에서 나온 의견을 향후 정책 검토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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