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300원 vs 프리미엄 700원…어떤 가치를 사시겠습니까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7월 29일, 오전 05:1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 영국 초등학생이 매운 라면을 한입 먹고는 “쉽네”라고 외친다. 하지만 이내 얼굴이 빨개져 물을 찾으러 달려나간다. 참가자들의 리액션과 함께 화면에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봉지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간 ‘불닭볶음면 챌린지’의 한 장면이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공유한 이 챌린지는 불닭볶음면을 세계적인 K푸드 아이콘으로 만든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브랜드를 키우는 마케팅 전략을 담은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장문정 MJ소비자연구소 대표가 집필한 ‘장문정의 마케털이’(김영사)와 일본 출신 마케팅 컨설턴트의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동양북스)이다. 두 책은 다양한 국내외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얼마나 영리하게 마케팅하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가성비 300원 vs 프리미엄 700원…어떤 가치를 사시겠습니까
◇같은 제품, 다른 가격…스토리의 힘



‘장문정의 마케털이’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 원리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제품의 성패를 좌우하는 전략으로 △스토리텔링 △오감을 자극하는 디자인 △카테고리 전환 △소비자 심리 활용 등을 제시한다. 스토리텔링은 제품에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예컨대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생수라도 커클랜드는 300원, 풀무원 샘물은 700원에 팔린다. 차이는 물이 아니라 스토리다. 커클랜드는 ‘가성비 최고’라는 실용적 이미지를, 풀무원은 ‘자연과 건강’이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담아 소비자에게 서로 다른 만족감을 선사했다.

제품의 ‘카테고리’를 바꾸는 것도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생활용품 코너에 있던 프리미엄 치약을 건강기능식품 코너로 옮기자 소비자는 이를 단순한 ‘비싼 치약’이 아닌 ‘웰니스 아이템’으로 받아들였고, 1만8000원이라는 가격도 자연스럽게 수용했다.

소비자가 품질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언어를 설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유 포장에 흔히 쓰이는 ‘1A등급’은 최고 품질을 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균 수에 따른 위생 등급이다. 국내 유통 우유의 대부분이 1A등급에 해당하지만, 소비자는 이를 프리미엄 품질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저자는 “당연한 것을 특별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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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브랜드는 전략이 다르다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는 적은 비용으로 성과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 94가지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돈보다 전략이 브랜드의 성패를 가른다고 말한다. 광고비를 많이 쓰는 것보다 고객의 행동과 데이터를 읽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일본 컵라면 업체 닛신식품은 60대 소비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분석해 시니어층이 고급 요리 사진을 자주 올린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후 상어 지느러미와 자라 등 고급 식재료를 넣은 ‘컵누들 리치’를 출시했고, 230엔(약 2064원)의 비싼 가격에도 한 달 만에 600만개를 판매했다.

가격을 무조건 낮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테슬라는 광고 대신 SNS를, 아마존은 고객 후기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더 많은 예산보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반응하고 참여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점이다. 잘 팔리는 브랜드는 광고비가 아니라, 고객의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데서 출발한다고 설명한다.

소비자의 심리를 읽어 ‘잘 팔리는 날’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세계적인 쇼핑 축제로 자리 잡은 것도 구매 심리를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만의 기념일을 만들거나 계절과 제철 식재료, 지역 축제, 유행하는 밈 등을 마케팅과 연결하면 평범한 하루도 매출이 오르는 날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객의 지갑은 마케팅으로 열린다. 장문정은 “시장에는 이미 좋은 것이 넘쳐난다”면서 “치열한 전쟁터에서 이기는 비결은 더 화려한 포장이 아니라 남보다 더 정교하게 제품의 가치를 설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가성비 마케팅 전략 94’의 저자인 요시자와 켄지는 “고객이 무엇에 설레고 무엇을 기다리는지 먼저 읽는 브랜드가 기회를 만든다”며 “비싼 광고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전략이 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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