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크리스틴 선,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2026, 페인트, 접착식 비닐, 단채널 영상, 사운드, 가변 크기. 사진 조준용.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이 LG전자와 손잡고 진행하는 'MMCA×LG OLED 시리즈 2026'의 두 번째 주자로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이 선정됐다.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작가는 "완고한 바위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매일 소모적인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며 "머릿속이 텅 빈 듯 답답하고 멍해지는 그 강렬한 기분을 작업에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를 가진 김 작가는 그동안 소리와 언어, 사람 사이의 소통 방식을 미술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 왔다. 이번에 미술관 중앙 공간에 들어선 신작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역시 인터넷과 일상에서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싸우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대형 벽면을 가득 채운 초대형 곡면 화면이다. LG전자의 55인치 올레드 화면 72대를 이어 붙여 만든 이 화면은 높이 8.1m, 너비 5.4m에 달한다. 국내 미술관에 설치된 기술 장비 중 가장 큰 규모다. 화면 속에서는 작가가 직접 그린 만화 스타일의 움직이는 선과 기호들이 선명하게 스쳐 지나간다.
30일 한국계 미국인 작가 김 크리스틴 선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7.30. © 뉴스1 김정한 기자
작가는 옛날 만화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충돌을 나타낼 때 쓰던 '효과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단단하게 굳어진 세상의 벽에 부딪히며 갈등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 선을 통해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바닥과 벽면에 이어진 그림과 소리가 어우러져 관람객은 마치 만화 속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통의 답답함과 갈등의 감정을 시각화하여 관객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며 "움직임을 나타내는 선(movement lines)은 가장 즐겨 쓰는 도구로, 관람객이 복잡한 경험을 직접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소통과 접근성이라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주제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전시"라며 첨단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MMCA×LG OLED 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협력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매년 전문가 추천과 심사를 통해 선발된 작가 1인에게 '서울박스' 공간에 맞춘 신작 제작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기술과 예술을 결합하고 기존 매체의 한계를 넘어 동시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