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비무장지대 인근 마을에 불시착한 외계인과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재난물과 SF, 스릴러를 섞은 독특한 전개 덕에 ‘호불호 갈리는 영화’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러나 아무리 ‘불호’를 표한 이들이라도 오프닝 시퀀스만큼은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영문을 알 수 없이 쑥대밭이 된 마을. 건물은 부서져 거리에는 잔해가 널려 있고, 사람들은 끔찍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범인을 추적하던 파출소장 범석(황정민 분)이 마침내 마을을 초토화시킨 외계인과 마주치고, 순경 성애(정호연 분)와 경찰차로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인다. 1970년대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세트 덕분에 관객들은 단숨에 호프 속 세계관에 빠져든다.
해남군은 북평면을 '호프 문화의 거리'로 조성했다.
197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해남 북평면 남창마을
외계인과 추격전을 벌이던 경찰차
영화 '호프' 속 남창마을. 황정민이 서있는 건물은 남창마을의 금복정육점식당이다(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덕분에 거리를 완전히 1970년대로 변신시킬 수 있었던 방법도 알게 됐다. 건물 앞면에 나무나 슬레이트로 된 세트를 덧씌워서 섀시나 대리석처럼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자재를 말끔히 지운 것이다. 미술팀이 일부러 난장판으로 만든 거리가 어찌나 리얼했던지, 생활 터전이 망가진 풍경에 마을 주민들이 울적할 정도였다고 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거리를 복구했다. 생각보다 영화 촬영 현장이 보존된 곳이 많지 않은 이유였다.
영화 촬영 당시의 남창마을(사진=남창마을 주민)
영화 촬영 당시의 남창마을(사진=남창마을 주민)
바미기르의 발자국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곳곳에서 ‘호프’와의 인연을 발견하게 된다. 촬영지가 모여 있는 시네마 체험존 거리의 진미식육식당, 장터국밥은 배우들이 즐겨 찾은 맛집으로, 사인도 걸려있다. 골목골목에는 영화 속 장면을 옮겨놓은 벽화를 찾을 수 있다. 남창마을은 벽화 속 야단스러운 소동이 벌어진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다. 외계인의 침략을 받지 않은 평행우주 속 호포읍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보며 걷는 것도 좋겠다. 영화의 팬이라면 분명 남다른 추억이 될 듯싶다.
영화 소품을 전시해둔 '호포파출소'
영화 소품을 전시해둔 '호포파출소'
남창마을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호프' 벽화
코레일관광개발이 ‘HOPE’는 핑계GO! 오직 해남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시네마&별미 투어‘ 기차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영화’ 호프‘를 촬영한 해남 북평면 테마거리와 땅끝 랜드마크, 흑석산 치유의 숲, 우수영 관광지 등 해남의 주요 관광지를 하나의 코스로 엮은 테마여행 상품이다. 닭 코스요리, 애호박 고추장찌개 등 해남 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을 맛보는 미식 일정도 포함돼 있다. 8월 5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주 4회(수·목·금·토), 주 2회(금·토) 출발한다. 가격은 3인 1실 기준 23만9000원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