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불안과 기억의 표현"…김소정·홍우진 '모래 가득 쥔 손'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3일, 오전 08:51

김소정·홍우진 '모래 가득 쥔 손'전 포스터 (컷더케이크 제공)

현대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과 그에 따른 기억의 잔상을 예술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기획 전시가 우리 곁을 찾는다.

서울 마포구의 갤러리 '컷더케이크'는 16일까지 김소정·홍우진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2인전 '모래 가득 쥔 손'을 개최한다. 손가락 사이로 쉽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다루기 힘든 불안이라는 감정을 물리적인 몸의 감각으로 풀어낸 전시다. 불안을 무조건 이겨내야 하는 장애물로 보지 않고, 삶의 흔들림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에 조명을 맞춘다.

김소정 작가는 약 10년 전 뇌전증으로 기억을 잃었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을 펼친다. 작가는 사라져가는 추억을 되잡고자 사진을 찍고 다시 살펴보는 행동을 반복해 왔다. 길게 펼쳐진 전시장 화면에는 작가가 수집한 이미지들이 연속해서 지나가며, 스마트폰 사진첩을 넘겨보는 듯한 흐름을 연출해 기억과 함께 흘러가는 삶을 나타낸다.

김소정·홍우진 '모래 가득 쥔 손'전 전시 전경 (컷더케이크 제공)

홍우진 작가는 한지와 디지털 방식을 융합해 표면 깊은 곳에 남은 감정의 자국을 그려낸다. 지난 작업 과정에서 쓰였던 천, 테이프, 철사 등 손때 묻은 재료를 한지와 겹치고 떼어내는 동작을 거쳐 불안한 마음을 견뎌온 시간의 흔적을 완성했다.

아울러 두 작가가 함께 만든 공동 작업물도 전시장 중앙에 들어선다. 일상적인 재료로 상자 모양 구조물을 만들고 허무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여러 사람의 손길을 거쳐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춰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는 거창한 완성품을 자랑하기보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고된 여정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몸짓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손에 잡히지 않는 불안 때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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